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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8.02.19 율곡 자운서원
  2. 2018.02.09 부르쥔 주먹과 목소리
  3. 2018.02.09 봄 토끼
  4. 2018.02.05 슬립시네마호텔
  5. 2018.02.05 차이
  6. 2018.02.05 하얀 신음
  7. 2018.02.01 고령산 보광사
  8. 2018.01.29 고양이
  9. 2018.01.22 화가와 모델
  10. 2018.01.22 숲속에서
  11. 2018.01.22 영혼의 무게
  12. 2018.01.18 반구정
  13. 2018.01.15 내생성 디메틸트립타민을 위한 방
  14. 2018.01.12 들리지 않는 눈물
  15. 2018.01.12 추운 날
  16. 2018.01.08 오늘
  17. 2018.01.05 황금 개띠
  18. 2018.01.05 엄마는 24시간
  19. 2018.01.05 보산동 외국인 관광특구
  20. 2017.12.29 머릿속 생각들

파주 법원리 사거리를 지나 시가지 서쪽 끝지점 우측으로 2차선 도로가 이어진다.

이 도로를 따라 나지막한 언덕길을 넘어가면 우측에 ‘경기도 율곡교육연수원’이라는 입간판이 눈에 들어온다.

 

율곡이란 이름에서 느낄 수 있듯이 연수원 본관과 정문, 경비실 모든 구조물에 한옥지붕이 얹혀 전통의 이미지가 풍겨 나온다. 이 연수원 아래쪽으로 너른 주차장이 있어 이곳이 율곡 이이(1536~1584)의 유적지임을 알려준다.

 

 

유적지의 정문인 삼문을 지나니 중앙의 너른 잔디밭이 눈을 시원하게 해 준다. 잔디밭 외곽에는 율곡을 기념하는 공간들과 그 일가의 묘역이 드넓게 펼쳐져 있다.

 

율곡이나 신사임당을 생각하면 강릉 오죽헌을 떠올리게 되는데 정작 율곡의 본가가 서울 근교인 파주였다니?

 

율곡이 태어난 곳은 신사임당의 친정인 강릉이었지만 여섯 살이 되던 해에 본가인 파주에 올라와서 성장을 하였으니 파주야말로 그의 정신적 거점 공간이었음을 새삼 깨닫는다.

 

잔디밭 우측에 율곡과 신사임당의 업적이 전시되어 있는 율곡기념관이 위치해 있다. 전면에는 자운산 능선을 따라 율곡 일가의 묘역이 길게 드리워져 있고 좌측에는 율곡의 사후에 건립된 자운서원이 자리 잡고 있다.

 

자운서원은 효종 때 ‘자운(紫雲)’으로 사액을 받아 조선시대 이 지역의 대표적인 교육기관이었으나 고종 때 흥선대원군에 의한 서원철폐령으로 문을 닫게 된다. 그 후 1970년대에 국가의 지원과 유림의 모금으로 서원을 비롯한 주변공간이 모두 정비되어 지금과 같은 공원의 모습을 갖추게 된다.

 

자운문이라 쓰여 있는 외삼문을 들어서면 좌우로 기숙공간인 동재와 서재가 있고 그 뒤로 강당인 강인당(講仁堂)이 중앙에 자리 잡고 있다. 강인당 뒤 내삼문을 지나 계단을 오르면 가장 뒤쪽에 율곡의 사당인 문성사(文成祠)가 놓여 있어 자운서원 전체는 강당이 앞에 있고 사당이 뒤에 있는 전학후묘(前學後墓)의 배치를 하고 있다. 강인당 앞 양쪽에 서 있는 두 그루 느티나무는 수령이 400년을 넘긴 보호수로 자운서원의 독특한 풍경을 연출한다.

 

경사지를 따라 층층이 올라가는 담장 너머로 펼쳐지는 서원의 아름다운 옆모습을 담아본다.

 

<윤희철 대진대 교수 휴먼건축학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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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에서 길을 잃은 사람은 수치심 때문에 죽는다.” 영화 &lt;디엣지&gt;의 대사다. ‘내가 왜 길을 잃은 거지? 뭘 잘못한 거지?’ 자책감과 자괴감에 빠지면 무기력해진다. 살기 위해서 아무런 시도도 하지 않는다. 수치심 때문에 죽는다는 건 그런 의미일 것이다.

 

똥물을 맞은 동일방직 여성 노동자들의 모습. 1978년 2월21일

 

“내가 무엇을 잘못했기 때문에 이런 일을 당한 것은 아닌가?” TV에서 8년간 자책감에 시달렸다는 이를 보았다. ‘수치심 때문에 죽는’ 것과 다를 바 없는 8년의 고통을 읽을 수 있었다. 그의 경직된 목소리는 40년 전 동일방직 노동자가 수치심을 견디며 부르쥔 주먹과 닮아 보였다.

 

1978년 2월21일, 대의원 회의를 앞두고 회사 측에 매수된 남성 노동자들이 여성 조합원들에게 달려들어 똥물을 뿌렸다. 이른바 ‘동일방직 똥물사건’, 남성 중심의 어용노조 대신 여성 중심의 민주적 노조로 탈바꿈하자 회사와 정부가 탄압했던 것이다.

 

“그래도 똥물을 먹고 살 순 없다.” 그럼에도 계속 저항했던 목소리는 절박했다. “결코 당신의 잘못이 아니다.” 8년 전의 성추행 피해를 고백한 목소리는 단단했다. 수치심 때문에 죽는 인간은, 다시 또 수치심을 겪지 않기 위해 목숨을 걸기도 한다. 세상이 바뀌는 순간이다.

 

<박지수 보스토크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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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에 수채(20×30㎝)

 

 

거리엔 온통 무겁고 두툼한 겨울 외투를 입은 사람들이 눈만 내놓고 걸어 다니고 있습니다. 검정, 회색 아니면 흰색 등 무채색 옷들만 가득합니다. 오늘 용기 내어 얇지만 화려한 색깔의 옷을 꺼내어 입어 봅니다. 빨강 노랑 초록 이렇게 화려한 꽃무늬 옷을 꺼내 입고 입춘이 지나도 오지 않고 있는 봄을 기다려 봅니다.

 

<김상민 기자 yellow@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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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피찻퐁 위라세타쿤, SLEEPCINEMAHOTEL(슬립시네마호텔), 2018, 영상, 혼합재료, 로테르담 WTC 설치 장면.


아피찻퐁 위라세타쿤은 6일 동안 특별한 호텔을 운영하기로 했다. 4시가 넘으면 서서히 어둠이 내려앉기 시작하는 겨울, 로테르담 국제영화제 기간이었다. 로테르담 세계무역센터 한쪽에 ‘슬립시네마호텔’이라는 간판을 내걸고 투숙객을 맞이했다. 

 

전면의 큰 유리창 너머로는 전쟁의 폭격에 초토화된 도시를 과거 그대로 복원하기보다, 개성 있고 실험적인 새로운 건축에 내주어 현대건축의 메카가 된 로테르담의 마천루가 펼쳐졌다. 어둠이 조심스럽게 벽을 대신할 뿐, 전체가 하나로 개방된 객실이라 잠자리가 다 노출되는 환경이었지만, 객실은 일찌감치 매진되었다.

 

과거 인터뷰에서 사람들이 내 영화를 보다가 잠 들어도 괜찮다는 말을 몇 차례 반복한 작가는 도시의 스펙터클을 담은 큰 창문 위로 ‘가장 오래된 TV’라는 보름달을 닮은 스크린을 설치하고, 24시간 내내 영상을 상영했다. 이 영상은 숙면을 돕기도, 방해하기도 할 터였다. 깨어 있는 동안에도 사람들의 상상력과 교감할 수 있지만, 수면 중에도 우리의 무의식에 스며들어 어떤 작용을 할 법한 영상을 만들기 위해 작가는 ‘아이필름뮤지엄’과 ‘사운드 앤드 비전 인스티튜트’의 협조를 받았다. 한 세기 남짓 인간의 삶과 풍경을 기록한 영상 아카이브 가운데 잠자는 동물, 잠자는 사람, 하늘, 강, 바다, 숲, 항해, 비행 등의 장면을 선택해 편집한 이 영상은 호텔 개장일부터 폐장일까지 단 한순간도 반복되지 않았다. 6일의 러닝타임을 가진 한 편의 작품이었던 셈이다.

 

흘러가면 돌이킬 수 없는 시간처럼, 반복 없이 변화하는 영상은 투숙객이 마주하는 매 순간을 고유한 경험으로 만들어 주었다. 잊지 못할 하룻밤에 일조한 그 영상이 이미 누군가의 경험을 담은 흘러간 ‘역사’의 콜라주였다는 것을 알아차렸지만, 새로움이란, 고유함이란 다 그렇게 오는 법 아닌가.

 

<김지연 전시기획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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캔버스에 아크릴(45.5×53㎝)


어떤 동물은 넓고 따뜻한 집에서 왕처럼 살고 있고, 어떤 동물은 차가운 바람 맞으며 쓰레기를 뒤지고 있습니다. 어떤 동물은 자기가 사람인 줄 알고 살고 있고, 어떤 동물은 사람들이 무서워 피해 다니며 살고 있습니다. 차이는 어떤 동물은 따뜻한 집에서 태어났고, 어떤 동물은 차가운 바닥에서 태어났다는 것뿐입니다.

 

<김상민 기자 yellow@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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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루에 오른 카약, 2015년 1월31일 ⓒ이우기


하얀 별처럼 반짝이는 눈발이 까만 허공에 박힌다. 촘촘한 백성좌를 향해 분홍빛 카약이 몸을 일으킨다. 그러나 비계 파이프로 얼기설기 만든 망루에 얽힌 카약은 제자리에서 꼼짝 못한다. 좌초된 카약 대신 노란 깃발들이 거센 바람에 제 몸을 맡기고 ‘소리 없는 아우성’을 친다. “NO! NAVAL BASE(해군기지 반대!)”

 

3년 전, 허공에서 제자리를 맴돌던 카약에 조경철 강정마을회장을 비롯한 5명이 몸을 실었다. 주민들의 의사와 상관없이 제주 강정마을이 해군기지 부지로 확정되고, 공사가 강행되는 것을 반대하기 위해서였다. 엉성하고 위태로운 망루 꼭대기에 올라 자신의 몸을 쇠사슬로 묶으며 절대로 물러설 수 없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그날 아침, 해군은 100여 명의 용역을 투입해 망루를 철거하는 행정 대집행을 시작했다. 용역들은 강정마을 주민, 시민단체 회원 등을 강제로 끌어냈다. 부상자들이 속출했지만 현장에 있던 경찰 1000여 명은 뒤에서 구경만 했다. 국민의 편에 서야 할 군경이 오히려 국민을 되돌아선 모습이 SNS에 전파되면서 많은 이들이 분노했다.

 

그런가 하면, 연로한 강정 주민들은 뭍에서 온 많은 경찰을 바라보며 제주의 오래된 악몽을 떠올리기도 했다.

 

그날 새벽, 폭풍전야의 어두운 긴장감 사이로 무심한 눈발이 또다시 흩날렸다. 아주 오래된 어제와 곧 밝아올 내일까지 이어지는 제주의 신음 또한 차가운 눈처럼 쌓여 녹을 줄 몰랐다.

 

<박지수 보스토크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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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부에서 북한산 외곽을 돌아 고양시로 이어지는 39번 국도로 겨울길을 달린다. 장흥을 지나자마자 우측으로 아파트 단지들이 시작되는 첫머리에 용미리로 이어지는 78번 국지도가 이어진다. 이 국지도에서 다시 갈라지는 367번 지방도를 따라 북쪽으로 조금 달리면 우측으로 일주문 하나가 눈에 들어온다. ‘고령산 보광사’라고 씌어 있어 국지도에 바로 붙어 있는 사찰이 있음을 알려준다. 일주문을 통과하여 조금 올라가면 우측으로 넓은 주차장이 기다리고 있다. 여기부터 산사까지는 걸어 올라가라는 뜻일 게다. 걸어 올라가야 할 시작점에는 ‘해탈문’이라고 쓰인 또 하나의 자그마한 일주문이 보인다. 이곳부터 본격적인 사찰의 경내임을 알려준다. 보광사의 주산인 고령산(622m)은 등산객들이 많이 찾는 산이어서 사찰의 진입로는 등산로로도 사용되고 있다. 나지막한 경사로를 따라 잠시 오르면 산사의 너른 앞마당에 다다른다. 마당 너머로 요사채와 범종각, 대웅보전, 지장전의 한옥지붕이 겹겹이 겹쳐져 고령산의 산줄기와 어우러진 멋진 풍광을 선보인다.

 

보광사는 통일신라시대(894년) 도선국사가 창건한 사찰이어서 천년고찰로 불린다. 임진왜란 때 불타버린 것을 1622년(광해군 4년)에 다시 복원하였고 한국전쟁 때 일부 전각들이 소실되었으나 이후 꾸준히 복원하고 중수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다. 중심이 되는 대웅보전은 석가모니불을 모시고 있는 건물로 1740년(영조 16년)에 중건되었다. 겹처마의 팔작지붕, 다포식의 조선 중기 건축양식을 잘 보여준다. 대웅전 우측 위에는 어실각(御室閣)이라는 전각 하나가 단아하게 자리 잡고 있다. 무수리로 궁궐에 들어와 내명부 정1품인 숙빈까지 올라간 영조의 어머니 숙빈 최씨의 신위가 모셔져 있는 곳이다. 이 전각 앞에는 영조가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을 달래기 위해 심었다는 향나무가 자라고 있어 영조의 지극한 효심을 엿볼 수 있다. 사찰에 대해 친절히 소개해 주시는 스님의 말씀에서 천년고찰의 여유로움이 느껴진다. 공양을 꼭 하고 가라는 스님의 말씀에 생각지 않았던 사찰 음식을 맛보는 즐거움도 덤으로 받았다. 봉사하러 모여든 여신도들의 화기애애한 대화 속에 겨울의 산사는 포근하기만 하다.

 

<윤희철 대진대 교수 휴먼건축학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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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된 사진들

종이에 연필 (20x20cm)


요즘 반려 동물들을 많이 키웁니다. 그중에 애교 많고, 대소변 잘 가리고, 공간에 크게 구애를 받지 않고 키울 수 있는 고양이가 가장 인기가 많은 듯합니다. 온라인상에는 고양이 이미지들이 가득하고 사람들은 좋아요를 누르고 댓글들이 달립니다. 그러나 차가운 현실에서는 길 고양이들이 힘겹게 겨울을 나고 있습니다. 어젯밤 아직 엔진 열기가 남아 있는 차 밑에 있는 아기 고양이를 보았습니다. 현실에선 사람이나 동물이나 여전히 치열한 생존경쟁을 하고 있습니다.

 

<김상민 기자 yellow@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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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관 큐레이터, 동료 작가, 이웃, 가족 등 주변 지인의 초상을 평생 화폭에 담아온 앨리스 닐은 모델과 여러 차례 만나 이야기를 나눈 후 그림을 그리는 것으로 유명했다. ‘영혼을 포착하는 화가’라는 수식어는 그냥 얻은 게 아니었다. 모델들은 그 과정이 불편했지만, 화가는 그 시간을 통해 언어로는 표현하기 어려운 인물의 내밀한 감정을 잡아냈다. 모델을 향한 화가의 통찰력과, 화가를 대면한 모델의 친밀하기도, 불편하기도 한 시선이 캔버스 위에 교차하면서, 두 사람 사이의 교감은 형태를 만들었다.

 

앨리스 닐, 지니, 1984, 캔버스에 유채

 

작가의 며느리였던 지니는 종종 앨리스의 모델이 되어 의자에 앉았다. 발랄했던 젊은 날의 하루, 아이를 안고 있는 행복한 순간이 작품으로 남았다. 80대의 노화가 앞에 지니는 다시 앉았다. 제비꽃 색 원피스를 입고 두 손을 가지런히 모은 채 물끄러미 자신을 바라보는 지니의 모습에서 앨리스가 발견한 것은 어머니를 잃은 자식의 깊은 상실감이었다. 눈 쌓인 바깥세상의 냉기가 실내로 고스란히 들어오는 것 같은 하얀 풍경 안에 앉아 있는 지니는, 복잡한 상념에 젖은 눈빛으로 앨리스를 바라보고 있다. 지난해 어머니를 떠나보낸 지니는 이제 일상으로 돌아왔지만, 문득 가슴을 치고 들어오는 슬픔에 무너지곤 했다. 그래도 시간은 흘러갈 것이고, 언젠가는 이 바닥 없는 슬픔에도 무뎌질 터였다.

 

말기암 진단을 받고, 자신에게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을 알았던 화가는, 지니가 겪어내는 애도의 시간을 화폭에 담으면서, 자신이 떠난 후 남겨진 이들이 보내야 할 감정의 터널을 엿볼 수 있었다. 결국 다 지나가겠지만, 캔버스를 사이에 두고 앉았던 모델과 화가 사이의 대화는 화면 위에 남아, 문득문득 그 순간의 감정을 상기시켜 줄 터였다. 늘 인간에 대한 깊은 애정으로 정직하게 캔버스를 만났던 앨리스 닐은 이 작품을 마무리한 1984년, 세상을 떠났다.

 

<김지연 전시기획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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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드보드지에 아크릴(18×26㎝)

 

연일 계속되는 미세먼지 때문에 목은 아프고 숨은 막힙니다. 이럴 때 숲속의 맑고 깨끗한 공기가 그립습니다. 쌉쌀한 풀냄새와 은은한 꽃향기 그리고 차가운 바람과 나무 사이로 내려오는 쨍한 햇빛까지. 그러나 지금은 축축한 마스크 속에서 힘겨운 숨을 내쉬며 걸어가고 있습니다.

 

<김상민 기자 yellow@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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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용산 4구역 남일당 빌딩 망루, 2010년 ⓒ노순택

 

21그램. 영혼의 무게로 불린다. 임종 직전과 직후에 그만큼의 몸무게가 차이나는 탓이다. 서울 용산 4구역 남일당의 부서진 망루 주변에 하얀 연기가 나타난 노순택의 사진을 보며 떠올린 것은 영혼의 무게였다. 쪼그라든 망루에서 혼이 빠져나가는 것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21그램은 5센트 5개의 무게, 벌새 한 마리의 무게, 초코바 하나의 무게와 같다. 그렇다면 철거민 5명과 경찰 1명. 그들의 영혼은 5센트 30개, 초코바 6개의 무게와 같을까.

 

2009년 1월20일 새벽 서울 용산, 재개발 보상대책에 반발한 철거민들이 남일당 건물을 점거한 채 경찰과 대치했다. 진압과정에서 화재가 발생해 철거민 5명과 경찰 1명이 사망했다. 경악스러운 대참사였지만, 누군가 쫓겨나는 장면은 그 어디선가 늘 되풀이되는 일이기도 했다. 2009년의 용산참사는 1970년대 도시 빈민층의 삶을 다룬 소설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1978) 속의 한 대목과 겹쳐진다. 1980년대 서울 올림픽이 예정되면서 강제 이주되는 철거민 세입자를 기록한 다큐멘터리 <상계동 올림픽>(1988)의 한 장면과 닮았다. 그제 평창 올림픽 가는 길목의 낙후지역이 부끄럽다며 가림막을 하자는 신문 기사를 보며, 70년대부터 오늘까지 누군가의 삶을 가리거나 철거하는 사회에서 영혼의 무게는 과연 얼마인지 의문이 들었다. 초코바 1개보다도 가볍게 다뤄지는 건 아닌가.

 

<박지수 보스토크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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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술년 연초. 추위가 맹위를 떨치던 어느 날 쌀쌀한 겨울바람을 가르며 나의 운전대는 파주 임진강가에 위치한 반구정으로 향한다. 임진각 직전에 위치한 당동IC를 빠져나와 2차선 도로로 1㎞ 정도를 더 가면 ‘방촌 황희선생유적지’라는 팻말이 눈에 띈다. 굴다리를 지나자마자 널찍한 주차장이 나를 반긴다. 고즈넉한 한옥담장과 한옥으로 지어진 매표소는 이곳이 잘 정돈된 유적지임을 암시한다. 이곳이 고려말에서 조선조 세종에 이르기까지 오랜 기간 동안 나라의 살림을 맡았던 청백리 황희 정승(1363~1452)이 말년을 보냈던 데이다. 티케팅을 하고 한옥대문을 들어서면 널따란 정원이 오른쪽에는 방촌기념관, 그리고 왼쪽에는 영당(影堂) 영역으로 나누어 놓은 모습이 보인다. 기념관에서 정승의 일대기를 살펴본 후 영당 쪽을 바라본다. 한바탕 큰 눈이 내린 후라 길다란 담장 중앙에 위치한 삼문 뒤로 몇 채의 한옥들이 주변의 나무들과 어우러져 멋진 설경을 연출한다.

 

 

삼문인 청정문을 들어서면 제사를 준비하는 사직재(舍直齋)와 그 우측에 정승의 고손인 월헌 황팽헌(1472~1535)의 신주를 모셔놓은 월헌사(月軒祠)가 위치하고 있다. 월헌사 옆으로 정승의 영당이 있는데 그 주위에 또 다른 담장이 둘러쳐져 있다. 그리고 담장 중앙에 솟을삼문이 있어 이곳이 이 지역에서 가장 중요한 공간임을 암시한다. 솟을삼문을 들어서서 맛배지붕에 초익공 형식으로 된 영당의 아늑함에 잠시 추위를 잊어본다. 영당 우측에 있는 팔작지붕의 경모재(景慕齋)는 세월의 때가 많이 배어 있어 고즈넉함이 더하다. 끝 지점에는 어딘가 바라보고 있는 정승의 동상이 놓여 있다. 정승은 그 앞쪽 나지막한 언덕 위에 위치한 2개의 정자에 시선이 맞추어져 있다. 앞쪽에 놓여 있는 정자가 앙지대(仰止臺)인데 이는 후손들이 정승의 덕을 기리기 위해 지은 것이다.

 

뒤쪽에 있는 정자가 반구정(伴鷗亭)으로 이 정자가 정승이 관직에서 물러나 갈매기를 벗삼아 여생을 보낸 곳이라 한다. 반구정 앞쪽으로 꽁꽁 얼어붙은 임진강이 겨울의 추위를 짐작하게 한다. 발밑으로 강을 따라 길게 드리워진 철책선은 이곳이 일반인들이 접근할 수 있는 북쪽의 끝 지점임을 알려준다. 저 멀리 북쪽을 이어주는 임진강 철교가 아스라이 보인다. 아마도 정승이 반구정을 통하여 북쪽을 바라보며 생각하는 마음은 남북 경계 없이 자유로이 넘나드는 갈매기와 같은 평화로움을 후손들이 누렸으면 하는 것이 아닐까?

 

<윤희철 대진대 교수 휴먼건축학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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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룬 미르자, 내생성 디메틸트립타민을 위한 방(파동함수의 붕괴), 2017, 혼합재료 @자블루도비츠 컬렉션, 사진: 팀 보우디츠


그 방으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하룬 미르자 특유의 사운드 비트와 이미지가 혼성되어 있는 공간을 지나가야 했다. 그는 눈에 보이지도, 귀에 들리지도 않는 전기를 잡아내 전기가 흐르는 과정을 시각적, 청각적으로 드러내 보이곤 했다. 특정 속도로 깜박이는 불빛, 스크린의 영상, 잡음 같기도 한 소리로 드러나는 전류는, 흩어져 있는 개별적인 존재들이 서로 다양한 모드로 복잡하게, 하지만 그 나름의 조화를 지향하면서 연결되어 있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하룬 미르자가 조율한 빛과 소리의 파장 안으로 진입한 몸은 곧 그가 연출한 전류의 관계망과 동기화된다. 그 몸은 하룬 미르자의 세상에 안착하는, 아니면 포섭당하는 기분을 맛보곤 한다.

 

현란한 공간 너머에는 ‘내생성 디메틸트립타민을 위한 방’이라 명명한 밀실이 있었다. 작가는 이 공간을 통해 ‘의식이 물질을 통제할 수 있는가’와 ‘물질이 의식을 통제할 수 있는가’ 하는 두 가지 아이디어를 조사하고 싶었다. 물질과 의식, 진리와 신념 사이의 관계에 대한 우리의 이해를 탐구하고 싶었다. 그리니치 대학교와 임피리얼 칼리지의 연구자들이 그의 조사에 협력했다. 그는 시간과 공간에 대한 인식을 왜곡하는 데 탁월하고, 꿈을 꿀 때, 그리고 사람이 죽기 전에 가장 많이 분비되는 성분으로 알려져 있는 디메틸트립타민(DMT)을 작품 제목으로 끌어왔다. 외부의 감각을 박탈당한 공간에 들어가면 인간의 의식에 어떤 변화가 일어나는지 그는 예술의 이름으로 실험했다. 사람들은 빛도 소리도 완전히 차단된 무반향실에 들어가 10분 정도 머물렀다. 몸에 지니고 있던 휴대전화, 가방 같은 소소한 물건들은 모두 밖에 내려놓고 방으로 들어간다. 외부의 정보를 온전히 차단한 이 공간의 침묵은 자연스럽게 내 감각을 내 안으로 집중시켰다. 몇 분 지나지 않아 내가 만난 것은 내 안에서 쏟아져 나오는 잡음이었다.

 

<김지연 전시기획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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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순한 아이는 없다. 아이를 키우며 알게 된 사실이 있다면, 그것뿐이다. 모든 아이들은 저마다 자기만의 예민함을 지녔고, 각자의 방식으로 그 예민함을 표출한다. 이 아이는 소리에 예민해 소리를 지르고, 저 아이는 잠자리에 예민해 잠투정하며, 또 어떤 아이는 음식에 예민해 음식을 뱉는다. 어쩌면 그래서 더 힘주어 말하는 걸지도 모르겠다. 우리 아이는 순하다고, 착하다고.

 

그래, 눈물은 원래 들리지 않는 법이다. ⓒ이옥토

 

그러나 각자 타고난 예민함은 달큰한 말로 쉽사리 사라지지 않는다. 다만, 나이를 먹고도 마냥 아이처럼 유난스럽게 예민함을 티낼 수 없기에 스스로 자신을 억누르는 요령이 생길 뿐이다. 소리 없이 울거나 억누를 수 있겠지만, 그렇다고 사라지는 건 아니다. 질량 보존의 법칙처럼 내면에 잔존할 것이다.

 

젊은 작업자 이옥토의 사진을 보면서 그런 종류의 예민함을 헤아려본다. 사진 속에 자주 등장하는 미약한 빛과 유약한 형체들 그리고 연약한 색은 극도로 예민하게 바라볼 때 가시화되기 때문이다. 그런 예민함으로만 감지되는 또 다른 세상이 엄연히 존재하는 것이다. 마치 귓바퀴에 고인 들리지 않는 눈물처럼. 그런 세상을 예민한 눈으로 바라보는 건, 예민한 만큼 상처를 얻은 자기 자신과 전력으로 마주하는 과정이기도 하다. 그 예민함도, 그 상처도 모두 결국 자기 자신이니까.

 

<박지수 보스토크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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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에 아크릴(30×30㎝)


오늘 날이 춥습니다. 너무 추우니 따뜻한 계절이 생각납니다. 그러나 더운 계절엔 또 오늘의 추운 날을 생각하겠지요? 추우면 추운 대로, 더우면 더운 대로 그 날씨를 즐겨 봅니다. 더운 날엔 시원한 수박, 탁 트인 바닷가, 가벼운 옷차림, 달달한 아이스크림. 그리고 추운 날엔 푹신하고 보드라운 이불, 뜨거운 커피 한잔, 사랑하는 사람의 따뜻한 손 등등. 오늘 사랑하는 사람과  뜨거운 커피를 마시며 한겨울 추위를 즐겨 보아야겠습니다.

 

<김상민 기자 yellow@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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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결심을 하고, 마음을 다독이며 새로운 출발을 하기에 좋은 새해가 왔다. 매일 새로운 하루, 매분, 매초가 다시 오지 않을 새로운 시간이지만 ‘일상’이라는 이름 아래 그 모든 새로움은 빛을 잃는다.

 

해가 바뀌는 정도는 돼야, 나의 습관을 돌아보고 재정비할 마음이 선다. 명색이 새해인데 목표도 좀 세워야 한다.

 

온 카와라, 오늘, 1966-2014, 혼합재료

 

목표를 향한 집념이 얼마 안 가 흔들리고, 흐려지다가 다음 새해를 다시 기다리는 상태가 곧 온다 해도, 새해니까, 일단 의지를 세워본다. 죽음에 한 발짝 다가서면서 맞이한 새해니까, 올해를 어떻게 살면 좋을지 생각해본다.

 

1966년 1월4일, 온 카와라는 ‘오늘’을 그리기 시작했다. 누군가에게는 굳이 기억할 것이 없는 그저 그런 하루, 또 누군가에게는 더없이 특별했을 그 하루를 그리는데 그는 ‘날짜’를 선택했다. 다섯 차례 밑칠을 한 모노톤 캔버스 위에 하얀색 물감을 일곱 번까지 칠해서 산세리프 서체의 날짜를 그려 넣었다. 캔버스 뒷면에는 그날의 신문을 스크랩해서 붙이기도 했다. 당일 자정까지 작업을 마무리하지 못하면 그 작업은 폐기했다.

자신의 작업에 대한 말을 한없이 아꼈던 그가 어떤 마음으로 오늘을 기록해 나갔을지는 알 수 없다. 무심하게 흐르는 시간의 한 부분을 잘라내 호명한 ‘날짜’라는 이름의 시간은 매일 반복적으로 쌓여갔고, 그의 ‘오늘’도 담담하게 쌓여갔다.

 

비슷한 듯 다른 ‘오늘’ 그림은 2014년 7월10일 끝났다. 2만9771일을 산 그는 그해 7월 말 세상을 떠났고, 50년 가까이 진행한 그의 ‘오늘’은 죽음으로 완성되었다.

 

<김지연 전시기획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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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에 아크릴(20×25㎝)


올해가 ‘황금 개띠’의 해라고 합니다. 올해는 돈을 많이 벌면 좋겠습니다. 하기 싫은 일은 하지 말고, 돈에 신경 안 쓰며 하고 싶은 일들만 하면서 즐겁게 살아 보고 싶습니다. 세계여행도 하고, 아무것도 안 하며 빈둥빈둥 놀아보기도 하고, 그림도 마음대로 그리고, 배우고 싶은 것도 새롭게 시작해보고…. 돈이 얼마나 있어야 그렇게 살 수 있을까요? 그 많은 돈을 모으기 위해서 또 얼마나 많은 것을 포기하고 살아야 할까요?

 

<김상민 기자 yellow@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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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손에는 별금당이라고 적힌 장바구니를, 허리에는 포대기를 한 여인이 서 있다. 그 옆에는 예닐곱 살 아이가 영화 <끝없는 사랑>의 포스터 속 키스 장면에 정신이 팔려 있다. 오른쪽에 버스 정류장 표지판인 것 같은 쇠기둥이 보인다. 두 아이를 데리고 집으로 돌아가는 버스를 기다리는 것으로 짐작되는 여인의 얼굴에는 오늘의 고단한 외출이 그대로 묻어 있다.

 

엄마는 24시간, 경남 마산, 1983년 ⓒ권태균

 

어디 오늘뿐이었을까. 어제도 내일도 두 아이를 챙기며 생활을 꾸려야 하는 엄마의 무게가 얼굴에 그림자를 드리운다. 함석판에 붙은 영화 포스터 속 여인의 웃음은 엄마의 검은 얼굴을 더욱 수척하게 만든다. 그 절묘한 대비가 맞아떨어지는 순간을 사진가(고 권태균)는 놓치지 않고 화면에 고정시켰다. 그리고 결코 영화 제목처럼 ‘나인 투 파이브’할 수 없는, 끝내 퇴근이 없었던 여인의 삶을 사진 제목 ‘엄마는 24시간’으로 간명하게 표현했다.

 

그럼, 30여 년이 지난 요즘 엄마의 삶은 좀 나아졌을까. 노키즈존이 어른 전용 공간을 위한 대책이기보다 이른바 ‘맘충이 방치한 아이들’에 대한 비난으로 작용할 때, 그 안에 아이의 행동거지에 대한 책임이 모두 엄마의 인격으로 연동될 때, 여전히 ‘엄마는 24시간’에서 벗어나기 힘들다. 이렇게 생각은 하면서도 식당에 들어서면 아내와 아이를 나란히 앉힌다. 아이의 밥은 엄마가 챙긴다고 몸에 밴 것이다. ‘엄마는 24시간’일 수밖에 없는 건, 아빠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연장전을 치르기 때문일 것이다.

 

<박지수 보스토크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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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호선 전철의 종착지 소요산역 두 정거장 전에 위치한 보산역에 가면 이색적인 풍경이 우리를 기다린다. 고가의 전철역사 옆으로 길게 드리워진 저층 상가들의 모습에서 이국적인 풍취를 흠뻑 느낄 수 있다. 형형색색의 현란한 건물들과 외국어 일색의 간판들은 외국의 한 소도시 모습이다. 교각 밑은 플리마켓 등 다양한 거리축제가 가능한 산뜻한 광장으로 조성되어 있다.

 

 

이곳은 1980~1990년대 음식점, 클럽 등 많은 점포들이 길 건너에 주둔하던 미2사단 2만여명의 미군들을 상대로 크게 성업했던 곳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미군들이 평택으로 이전함에 따라 이곳 상권은 급속히 쇠락의 길로 접어들게 된다. 동두천시는 침체된 상권을 살리고자 이곳을 외국인 관광특구로 지정하였다. 건물의 외관을 현란한 그라피티로 덧입히고 다양한 디자인의 외국 간판으로 거리의 모습을 바꾸어 놓았다. 빈 상점들을 하나둘 리모델링하여 다양한 공예공방들을 유치하는 디자인아트빌리지도 추진 중이다. 또한 이 보산동 골목은 한국의 록밴드가 시작되었던 곳으로 유명하다. 신중현, 조용필 같은 많은 뮤지션들이 이곳을 거쳐 갔다. 이러한 점에 착안하여 클럽 하나를 리모델링해 지난해 말 ‘두드림뮤직센터’를 개관했다. 한국 그룹사운드의 역사를 한눈에 들여다볼 수 있는 전시관과 공연장을 조성한 것이다. 철로 교각 밑 광장에는 주말마다 플리마켓이 열리고 10월에는 핼러윈거리축제가 펼쳐지는 등 다양한 거리축제가 이어진다고 한다.

 

거리 곳곳에는 외국인들이 직접 운영하고 요리를 하는 외국음식점도 많이 눈에 띈다. 눈발이 흩날리는 어느 날 야외무대가 바라보이는 광장에 면한 조그만 스페인 음식점에 들어갔다. 벌써 몇몇 외국인들이 점심식사를 하고자 한 테이블을 차지하고 있었다. 스페인 주인장이 직접 만들어 주는 음식을 접하니 오래전 혼자서 유럽 배낭여행하던 때가 떠오른다. 전철역 앞이라 젊은 예술가들의 창작 아지트가 많이 조성된다면 예술인들과 교감하려는 많은 관광객들의 발걸음은 자연스레 이곳으로 옮겨지리라. 올가을에는 다시 이 자리에 와 창밖의 무대에서 펼쳐질 록밴드의 선율을 들으며 색다른 메뉴를 골라보고 싶다.

 

<윤희철 대진대 교수 휴먼건축학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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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에 아크릴, 펜(38×42㎝)


생각들이 분수처럼 머릿속에서 뿜어져 나옵니다. 정말 멋진 그림들, 재미있는 이야기들, 정확한 미래의 계획들 그러나 눈 깜빡할 사이에 종이에 메모할 틈도 없이 머릿속에서 사라져 버립니다. 아 정말 멋진 계획이었는데 다시 생각해보려 머리를 짜내어 보지만, 생각들이 다 날아가 버렸는지 머릿속은 텅 비어 있습니다.

 

<김상민 기자 yellow@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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