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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민의 생각그림

우주 괴물 머나먼 우주에서 길을 잃고 이상한 별에 불시착하게 되었습니다. 이 별은 지구에서는 볼 수 없는 신기한 생명체들이 가득했습니다. 그들은 같은 것이 없이 모두들 다르게 생겼습니다. 그들은 나를 보고 깜짝 놀라며 무서워했고, 나 또한 그들을 무서워하며 서로 바라만 보고 있습니다. 그러나 잠시 후 나 또한 그들 중 하나인 신기한 생명체가 되어 그들과 같이 평범한 우주 괴물이 되었습니다. 더보기
야식의 유혹 참으려 했지만 참을 수가 없었습니다. 안 먹어야지, 안 먹어야지 하면서도 또 유혹에 넘어가고 말았습니다. 먹을 때는 기분 좋았지만, 먹고 누워서는 또 후회를 합니다. 낮에 땀 흘려가며 운동한 것이 모두 물거품이 되었습니다. 왜 이렇게 밤에 먹는 것은 맛있는 걸까요? 내일부터는 안 먹어야지 다짐하면서도 또 밤이 되면 배에서 꼬르륵 유혹의 신호를 보냅니다. 오늘은 야식의 유혹을 이겨보려고 아주 일찍 잠을 청해 봅니다. 더보기
행복 바이러스 미세먼지와 아침 찬바람에 잔뜩 몸을 움츠리고 걸어가고 있습니다. 바로 옆에는 귀여운 초등학생들이 왁자지껄 저마다의 목소리로 떠들며 걸어가고 있습니다. 모두들 해맑은 표정으로 서로를 반겨주고 장난도 치면서 학교로 향하고 있습니다. 어른들의 아침 출근길은 무겁고 힘들지만, 아이들의 학교 가는 길은 언제나 시끌벅적 생기가 돕니다. 밝게 웃는 아이들의 행복한 표정을 보면서, 나도 모르게 행복한 웃음을 지으며 아침을 걸어가고 있습니다. 더보기
나만의 그림 선을 하나 그려 봅니다. 선 하나를 그릴 때마다 생각 하나를 떠올립니다. 부모님 생각, 가족 생각, 친구들 생각, 나의 미래에 대한 생각 등등 천천히 선을 하나 그릴 때마다 마음을 가라앉히고 천천히 나를 다시 바라봅니다. 흔들리는 마음을 바로잡듯이 잘못된 선을 가다듬어 가면서 가장 아름다운 선을 그으려 합니다. 떨리는 감정, 불안한 생각, 행복한 느낌, 기분 좋은 생각들이 모여 모여 나만의 그림이 완성됩니다. 더보기
괴물을 닦는 자 그는 지금 산꼭대기에 있다. 늘 이곳에서 머무는 건지, 어쩌다 한 번씩 올라오는지 알 수는 없지만, 그에게 이 상황은 익숙한 것 같다. 한쪽 무릎을 꿇고 바위에 살짝 앉은 모습이 불안해 보이기는 해도 어색하지는 않다. 벗어진 이마에는 주름이 가득하고, 흰머리도 보이지만, 제법 잘 빗어 넘긴 단정한 머리에, 청록빛이 살짝 도는 줄무늬 양복을 말끔하게 입고, 센스 있게 앞코가 살짝 뾰족한 구두를 신은 그는 추레하지 않다. 뉴욕 월스트리트의 증권맨처럼 세련됐다. 살짝 삐끗하면 낭떠러지로 떨어질 테지만 걱정은 접어두어도 되겠다. 발 앞에 양동이를 두고, 양손에 쥔 흰 수건으로 ‘괴물’을 씻기고 있는 이 ‘댄디맨’은 거대한 손의 보호를 받고 있으니 말이다. 말하자면 그는 지금 괴물들을 돌보는 중이고, 괴물들은 그.. 더보기
하고 싶은 대로 남들이 뭐라고 하든지 말든지, 다른 사람 의식하지 말고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해보고 싶습니다. 남들이 비웃어도 내가 행복하다면 그것으로 충분합니다. 배불뚝이 아저씨라도 발레를 배워보고 싶으면 과감하게 도전해 볼 수도 있습니다. 귀중한 시간 다른 사람의 꿈을 따라가기보다는 나의 꿈을 이루기 위해 계속 도전해 보아야 합니다. 더보기
미세먼지 마스크 요즘 미세먼지 때문에 마스크를 쓰고 다닙니다. 덥고 숨쉬기도 힘들지만, 그것보다 불편한 것은 사람들의 표정을 읽을 수가 없다는 것입니다. 나에게 화난 표정인지? 아니면 나를 보고 미소 짓고 있는 것인지? 알 수가 없습니다. 마스크 속에 얼굴을 가리고 아는 척하기 싫은 사람을 만났을 때는 그냥 모른 척 지나치기도 합니다. 미세먼지 때문에 안 그래도 서먹한 사람들 사이에 고성능 마스크처럼 또 하나의 두꺼운 필터가 생겨 버렸습니다. 더보기
뜬구름 잡기 넌 꿈이 무엇이니? 앞으로의 계획은 있니? 어떻게 먹고살 거니? 무엇을 하고 싶니? 나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들이 대답하기 힘든 질문들을 자꾸 합니다. 그러나 생각을 말하면 뜬구름 잡는 이야기 하지 말라고 합니다. 구체적으로 자세하게 실현 가능한 계획을 세우라 합니다. 과연 누가 자신의 미래에 대해 확실하게 대답을 할 수 있을까요? 그런 뜬구름 같은 이야기도 아주 오래오래 고민, 고민하다 나온 말입니다. 너무나 빨리 바뀌고 모든 것이 불확실한 시대에서 우리는 그런 뜬구름 같은 이야기를 잡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더보기
어설픈 겨울 이제 겨울이 끝나고 봄이 시작된다는데 전혀 그런 느낌이 안 드네요. 날씨가 춥거나 그렇다고 눈이 많이 온 것도 아니고, 이번 겨울은 겨울 같지 않게 지나가 버렸습니다. 겨울은 겨울답게 추워야 하는데 그래야 따뜻한 봄이 더 반가운 것인데, 어설픈 겨울 탓에 봄도 어설프게 시작되었습니다. 더보기
표정 지금 나는 어떤 표정을 짓고 있을까요? 꺼져있는 휴대폰 화면에 비친 나의 표정을 보고 깜짝 놀랍니다. 피곤이 잔뜩 쌓인 표정의 아저씨가 보입니다. 그리고 고개 들어 퇴근길 지하철 안 사람들을 둘러봅니다. 대부분 무표정한 얼굴들이지만, 휴대폰으로 통화하며 즐거운 표정을 짓는 사람, 무언가 고민이 가득한 찡그린 표정의 사람, 재미있는 동영상을 보았는지 혼자 히죽거리는 사람, 남들이 보거나 말거나 열심히 꽃단장하는 사람, 행복한 꿈을 꾸고 있는 듯한 표정을 지으며 자고 있는 사람 등 모두들 자기만의 표정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역시 웃고 있는 사람들이 제일 보기가 좋습니다. 다시 한번 나의 얼굴을 쳐다봅니다. 그리고 휴대폰 화면 속 나의 얼굴을 보며 한번 쓱 웃어 봅니다. 더보기
산책 날이 따뜻해 공원으로 산책을 갑니다. 강아지를 데리고 산책 나온 사람들이 오늘따라 유난히 많습니다. 서로 짖기도 하고, 냄새를 맡기도 하고, 같이 잡기놀이도 하며 추운 겨울 집 안에만 있어야 했던 답답함을 친구들과 풀고 있는 듯합니다. 강아지 주인들도 서로 한마디씩 하며 강아지들이 노는 동안 짧은 대화를 합니다. 강아지를 위한 산책인지, 주인을 위한 산책인지는 모르겠지만 즐거운 산책으로 잠시나마 혼자인 것을 잊어봅니다. 더보기
졸업, 입학, 입사, 인사이동 등을 거치면서 우리들은 정들었던 사람들과 헤어지고,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게 됩니다. 나의 옆에는 누가 앉을까? 좋은 사람이 와야 할 텐데? 싫어하는 사람이 오면 어떻게 하지?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설레는 마음으로 새로운 짝을 기다려 봅니다. 좋은 사람이 오면 다행이고, 싫어하는 사람이 와도 어쩔 수 없습니다. 올 한 해는 이 짝과 함께 보내야 합니다. 그 사람의 좋은 점을 찾아보면서 저도 좋은 짝이 되어야겠습니다. 더보기
다양한 사람들 그림 전시를 했습니다. 전시 기간 동안 다양한 사람들을 만났습니다. 조용히 둘러보고 가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지만, 특이한 사람도 많았습니다. 그림 보며 화내는 사람, 방명록에 그림을 그리고 자기 그림 어떠냐는 사람, 그림 하나하나 꼼꼼히 다 보고 가는 사람, 작품을 건드려서 부서뜨린 사람, 뭐 먹을 거 없냐는 사람, 전시장 구석에 앉아서 애인과 빵 먹고 가는 커플 등등…. 세상엔 생각보다 다양한 사람들이 너무 많았고, 또 그 사람들 하나하나가 좋아하는 그림들도 다 달랐습니다. 다양한 사람들과 다양한 그림, 다양한 반응들이 재밌는 전시회였습니다. 더보기
안 본 눈 삽니다 보기 싫은 것들이 너무나 많습니다. 보고 싶지 않은 것들이 너무나 많습니다. 안 보고 싶은 것들이 너무나 많습니다. 그러나 어쩔 수 없이 자꾸 그런 것들이 눈에 들어옵니다. 피할 수도 없습니다. 적당히 안 본 체하고 넘어가려 하지만, 잊히지 않고 자꾸만 머릿속에서 맴돌고 있습니다. 정말 살 수만 있다면 그것을 안 본 눈을 사고 싶습니다. 더보기
아파트 오래된 아파트라 잠을 자려 누우면 온갖 소리가 들려옵니다. 샤워하는 소리, 빨래하는 소리, 싸우는 소리, 애 우는 소리, 티브이 소리, 아래위 좌우 모든 공간에서 이웃들의 소리가 들립니다. 이렇게 누워 이웃들의 소리를 듣고 있노라면 수많은 네모난 벌집들 중 한 칸에서 잠들고 있는 애벌레 같다고 느껴집니다. 수많은 이웃들의 소음도 처음에는 신경이 쓰여서 잠을 잘 수 없었지만, 이제는 적응이 되어 그런 소리들이 백색소음이 되어 편안히 잠을 잘 수 있게 되었습니다. 수많은 아파트와 수많은 방의 이웃사촌들과 함께 오늘도 편안히 잠을 청해 봅니다. 더보기
생각의 그림 머릿속 생각들이 그림으로 나타납니다. 생각이 많을 때는 머릿속 그림들이 넘쳐나 뿜어집니다. 사랑, 우주, 책, 고민, 바다, 음식, 친구, 여행, 모험, 로봇, 괴물, 게임 등등……. 그러나 아무 생각이 없을 때 머릿속에는 텅 빈 하얀 공간뿐입니다. 아무것도 없는 하얀 공간은 생각이 넘쳐날 때보다 더 저를 힘들게 합니다. 머리를 비워야만 새로운 아이디어가 떠오른다고 하지만 아직은 생각이 없는 것보단, 생각이 많은 것이 저에겐 더 필요합니다. 더보기
총천연색 우주 끝을 알 수 없는 검은색 우주공간이 총천연색이면 어떨까요? 초록색 우주공간에 파란색, 빨간색, 노란색 별들이 떠있고 다양한 색깔을 가진 우주선들이 날아다니고 있는 알록달록 예쁜 우주. 무섭고 징그러운 외계인이 아닌 귀엽고 예쁜 외계인들이 가득한 우주. 모든 것이 비밀인 것 같은 검은색 속에 숨어있는 우주가 아닌 쉽게 설명이 되어 있는 총천연색 그림책 같은 우주였다면, 우리 인간들은 좀 더 빨리 우주로 나갈 수 있지 않았을까요? 더보기
삐뚤어진 눈 동그란 나무쟁반을 보니 갑자기 동그랗고 예쁜 얼굴을 그리고 싶어져서 후다닥 급하게 그렸습니다. 대충 다 그리고 난 뒤 다시 보니 이런, 눈이 삐뚤어져 있습니다. 완성하기 전에 한 번 뒤에서 그림 전체를 보았어야 했는데, 너무 작은 부분만 신경 써 그리다가 삐뚤어진 얼굴이 되었습니다. 눈이 삐뚤어져서 이상한 것 같기도 하고, 뭐 그런대로 봐줄 만한 거 같기도 합니다. 거울 속에 비친 저의 얼굴을 살펴봅니다. 자세히 보니 저의 눈도 삐뚤어져 있습니다. 삐뚤어져 있지만 그렇게 어색하지는 않아 보입니다. 이 세상에 완벽하게 똑같은 것은 없다고 합니다. 조금은 다르지만, 서로의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 주면서 그렇게 맞춰가는 듯합니다. 더보기
꿈속에서 무서운 꿈에 잠이 깹니다. 책과 만화 그리고 영화에서 보았던 무서운 괴물들이 더 크고 강력해져서 꿈속에 나타납니다. 상상 속의 괴물들이 내가 알고 있는 공간에 나타나니 더더욱 무서워집니다. 괴물들한테 쫓기다가 잡아먹힐 순간에 잠이 깹니다. 그러곤 무서운 꿈 꿨다며, 눈 비비며 걸어와 아빠 손 꼭 잡고 다시 잠이 듭니다. 씩씩한 딸은 다시 꿈속에서 괴물들과 싸우고 있는지 연신 아빠를 발로 차며 잠 못 들게 합니다. 더보기
남은 것은 사랑뿐 아무것도 가진 것 없이 사랑만으로 살 수 있을까요? 예전에는 가능했을지 몰라도 지금은 돈이 없으면 사랑도 없는 시대가 되어 버렸습니다. 뜨거운 사랑을 해도 돈이 없으면 시간만 보내다가 사랑은 식어버립니다. 돈이 없으니 사랑이 없어지고, 결혼을 못하니 아이가 태어나지 않습니다. 출산율은 점점 최악으로 내려가고 사회는 늙어가고 있습니다. 젊음과 노력과 사랑만으로도 행복하게 살 수 있는 건강한 사회가 되기를 바라봅니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