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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희철의 건축스케치

가을의 끝자락을 품은 인왕산

아름다운 10월도 이제 우리의 곁을 떠났다. 겨울을 재촉하는 찬바람이 얄미운 것은 아름다운 가을 풍경 속에 오래도록 머물고 싶은 마음 때문이다. 멀어져 가는 가을을 아쉬워하며 가을에 젖어 있는 서울을 한눈에 바라볼 수 있는 곳을 찾아본다. 단풍이 곱게 물든 서울의 주변 산은 이러한 갈망을 갖는 사람들에게 따뜻한 어머니의 품처럼 다가온다.

 

최근 서울시에서는 서울의 역사, 문화, 자연생태를 탐방할 수 있는 둘레길을 모두 완성하였다. 남산, 낙산, 인왕산, 북악산 등 내사산(內四山) 및 한양도성을 잇는 ‘내사산둘레길’(한양도성길 18.6㎞)과 관악산, 북한산, 수락산, 아차산 등을 잇는 서울 외곽의 ‘외사산둘레길’(157㎞)이 그것이다.

 

이렇게 멋지게 조성된 둘레길을 찾는다는 것은 타오르는 단풍의 계절에는 더더욱 멋진 낭만이리라. 내사산둘레길은 바쁜 도시민들이 시간적으로나 체력적으로 큰 부담 없이 접근할 수 있는 좋은 트레킹 코스다.

 

내사산둘레길은 낙산구간, 남산구간, 인왕산구간, 북악산코스 등 4개 구간으로 나뉜다. 그 가운데 돈의문 터에서 시작하여 창의문까지 이어지는 4㎞의 인왕산구간을 올라 본다.

인왕산(338m)은 조선의 주산인 북악산을 중심으로 좌청룡인 동쪽의 낙산과 함께 서쪽의 우백호를 이루고 있는 산이다. 선바위, 범바위, 치마바위, 기차바위 등 기암괴석이 많은 아름다운 산으로 서울시민에게 인기가 높다.

 

그림은 인왕산 정상에 서서 올라왔던 아래쪽을 바라본 모습을 그린 것이다. 성곽길을 따라 연결된 앞쪽으로 자리 잡은 범바위가 멋진 위용을 자랑하고 있다. 그 너머로 무악재의 아파트 단지들과 서대문 일대, 그리고 도심의 빌딩 숲이 한눈에 들어온다.

 

빌딩 숲 뒤로 우뚝 솟아 있는 남산과 남산타워가 이곳이 서울의 중심부임을 알려 준다. 아름다운 서울의 모습이다. 인왕산 정상에서 멀어져 가는 가을을 아쉬워하며 가을에 흠뻑 빠져 있던 서울을 이렇게 담아 본다.

 

윤희철 대진대 건축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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