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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99년 8월 어느 달 없는 밤, 해양생물학자 루이 부탕은 프랑스 남부 바뉼쉬르메르 지역의 바닷가에서 배에 짐을 싣고 있었다. 산소를 채운 커다란 나무통과 수중에서 사용할 수 있는 램프 등 온갖 장비를 싣는 데에만 1시간이 걸렸다. 대단한 해양탐사가 시작되는 낌새를 풍겼던 루이 부탕의 목표는 당연히 미지의 해양생물일 것 같다. 하지만 그가 바닷속에서 연구한 대상은 바로 ‘사진’이었다.

 

에밀 라코비차, 1899년 ⓒ루이 부탕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수중사진’이 바로 그날의 연구 결과다. 루이 부탕은 수심 50m에서 루마니아의 해양학자 에밀 라코비차를 촬영했다. “Photographie Sous Marine(수중사진)”이라고 쓰인 팻말을 든 모델과 촬영자는 사진 한 장을 위해 수심 50m에서 30분 동안 질소마취에 시달려야만 했다. 최신식 장비를 갖춘 현대의 스쿠버다이빙이라도 수심 50m에서는 3분 이내로 잠수 시간을 제한한다. 이를 감안하면 루이 부탕이 얼마나 무모한 시도를 한 것인지 알 수 있다. 한편으로 그 무모함은 강력한 열망의 방증이기도 하다.

 

“너무나 아름답고 낯설어서, 그 장면을 그대로 스케치하고 싶었다. 늘 바닷속에서 본 풍경을 수면 밖으로 건져내기를 갈망했다.” 루이 부탕이 했던 말에서 어떤 힌트를 얻는다. 시대가 바뀌고, 세대가 달라져도 계속 사진을 찍는 이유가 어디에서 비롯되는지를 말이다.

 

<박지수 보스토크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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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h-ar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