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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희철의 건축스케치

경복궁의 가을

우리를 지치게 만들었던 기록적인 폭염도 이제 서늘한 바람 앞에 흔적을 감췄다. 푸르렀던 녹음도 서서히 형형색색의 색깔로 몸단장하는 시간이다. 상큼한 이 계절, 도시의 공간감을 느껴볼 수 있는 광화문광장으로 발길을 옮겨 본다. 좀 더 넓은 모습을 보기 위해 광화문광장의 주변 건물 높은 곳에 올라 북쪽을 바라본다.

 

광화문과 뒤쪽에 펼쳐져 있는 경복궁이 북악산을 등에 지고 멋진 풍광으로 나를 맞이한다. 경복궁(景福宮)은 1395년(태조 4년)에 창건된 조선왕조의 법궁(法宮·정궁)이다. ‘경복(景福)’은 시경에 나오는 말로 왕과 온 백성들이 큰 복을 누리기를 기원한다는 뜻이다.

 

 

이 궁은 백악산(북악산)을 배경으로 좌측에는 낙산, 우측에는 인왕산이 있고 앞쪽으로 청계천이 흐르는 길지의 요건을 갖추고 있다. 임진왜란 때 화재로 소실됨에 따라 정궁의 역할이 창덕궁으로 넘어갔다가 조선말기 고종 때 흥선대원군에 의해 중건되었다.

 

정전인 근정전(勤政殿)은 현존하는 한국 최대의 목조 건축물로서 조선 초기 여러 왕들의 즉위식을 비롯한 왕의 집무 기능이 이루어졌던 곳이다. 2010년 복원이 완료된 경복궁의 정문인 광화문(光化門)은 ‘왕의 큰 덕(德)이 온 나라를 비춘다’는 의미를 갖고 있다.

 

광화문에는 총 3개의 문이 있는데, 가운데 큰 문은 왕이 다니던 문이고, 나머지 좌우의 문은 신하들이 다니던 문이다. 요즘 경복궁을 비롯한 북촌, 인사동 일대에는 형형색색의 멋진 한복을 입고 투어링을 하는 국내외 여성들의 모습이 많이 눈에 띈다.

 

고즈넉한 고궁을 배경으로 아름다운 한복을 입고 거니는 여성들을 보면 마치 사극의 한 장면을 보는 듯하다. 멋지게 물들어가는 북악산의 단풍과 밝은 미소를 머금은 한복 입은 여성들의 모습에서 더욱 아름다워져 가는 경복궁의 가을을 기대해 본다.

 

윤희철 대진대 건축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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