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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답답할 때 멀리 보면 좋다. 산에 오르면 멀리 보이기 때문에 등산이 인기가 많다. 산에 올라 멀리 보이는 풍경을 보면, 마음에 쌓이고 맺힌 응어리들이 풀어지는 듯하다. 직접 산에 갈 수 없다면, 산수도를 편다. 작은 산수도라도 가만히 들여다보고 있노라면, 산에 오른 듯 마음이 풀어지는 효과를 느낀다. 왜냐하면 멀리 보기 때문이다.

이징(1581~?)이 그린 산수도를 편다. 산수도를 멀리 보는 법은 ‘높게 보기’(高遠), ‘수평으로 보기’(平遠), ‘깊게 보기’(深遠)의 삼원법이라고 부른다.



유럽 르네상스 시대의 그림처럼 중심점을 모아서 보는 원근법과 다르다. 산수도는 멀리 보는 법을 바탕에 둔다.

‘높게 보기’는 자신을 낮추는 마음가짐이다. 산을 낮은 곳에서 위로 올려다보는 법이다. 높게 올려다보려면, 나를 낮추어 마음을 겸손히 해야 한다. 그림에서 높은 산을 그리는 것은 아래에서 위로 바라보는 시점이다. 높은 산을 보면서, 나를 낮추고 매사에 겸손함을 잃지 않으려는 마음가짐의 훈련이다.

‘수평으로 보기’는 상대방을 낮추어 보지 않는 마음가짐이다. 높은 곳에서 멀리 보는 법이다. 정상에 올라보면 끝없는 정상들이 보인다. 그림에서 끝없이 이어지는 산등성이를 겹쳐 그려서 표현한다. 아무리 정상에 올랐더라도, 무엇도 낮추어 보지 않는 마음훈련이다.

‘깊게 보기’는 눈으로 보이지 않는 속을 보려는 마음가짐이다. 곰곰이 헤아려서 보는 태도다. 그림에서는 산의 뒤까지 보이도록 그린다. 속을 들여다보면, 저마다 사정을 생각하게 된다. 속을 묻지 않지만 헤아려주는 보살핌의 마음훈련이다.

산수를 본다는 것은 나의 마음가짐을 되돌아보는 훈련이다. 눈으로 보이는 풍경을 넘어서 생각하면서 보는 법이다. 마음가짐으로 산수도를 보면, 그림 속에 얼마나 많은 삶의 지혜가 담겨 있는지 깨닫게 된다. 이 깨달음이야말로 산수도를 완전히 나의 그림이 되게 하는 감상법이다. 산수도로 멀리 보는 마음가짐을 떠올리면서, 오늘의 어려움을 잘 풀어가시기를 바란다.



선승혜 | 아시아인스티튜트 문화연구수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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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h-ar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