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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수(石獸)야, 너는 백제 무령왕릉의 수호 동물이다. 돌로 만든 동물이라는 의미로 석수라고 부른다. 애칭을 붙여주면, ‘통통 수호 전사’가 어떨까. 1971년 무령왕(462~523)의 무덤이 발견되면서, 너도 세상에 소개되었다. 네가 무령왕의 무덤을 지켰으니, 벌써 1500살도 넘었구나.

석수야, 너를 보면 웃음이 난다. 큰 눈이 툭 튀어나오고, 입을 헤벌린 모습은 보는 이를 웃게 한다. 수호 동물은 악귀를 쫓으려고 무섭게 생겼다는데, 너는 반대로 웃긴다. 맞다. 너의 수호전략은 두려움보다 웃음이구나. 그래, 웃음은 적까지 친구로 만들어 버린다.





석수야, 네가 무령왕과 왕비를 지켰구나. 부드러운 능선 속에 감추어진 무덤은 다행히 일제강점기의 도굴을 피했다. 천만다행이다. 네가 무덤을 잘 지켜서 그런 듯하다. 왕비가 참으로 너를 귀여워했겠다.

석수야, 너는 곰나루 태생이다. 백제가 서울에서 곰나루(웅진, 현재의 공주)로 수도를 옮겼던 때 475년부터 538년까지 웅진시대에 만들어졌겠다. 곰나루를 흐르는 금강에는 지금도 여러 가지 곰의 이야기들이 전해진다. 강을 건너는 엄마곰과 아기곰이 등장하기도 한다. 어, 그러고 보니 네 스타일이 곰 같기도 하다.

석수야, 코뿔소처럼 이마에 뿔을 달았구나. 앞발과 뒷발 사이에 새겨진 모양을 날개라고 부르는 사람도 있다. 그 작은 날개로 하늘을 나는 모습을 상상하니, 피식 웃음이 난다. 날 때 몸이 약간 무겁지 않을까 걱정도 된다. 원래 중국 남조시대에 무덤을 지키던 수호 동물처럼 날렵한 몸매에 이마에 뿔을 단 박견이었다가, 너는 특별수호능력을 가지려고 통통해지는 마법이라도 걸린 것이냐.

석수야, 꽤 무겁구나. 혼자는 들 엄두도 안 나고, 전문가 두 분이 양쪽에서 들어야 했다. 돌의 재질을 연구하는 교수님과 성분분석도 해보았다. 쉽게 말하자면, 너의 재질은 돌솥과 같은 종류의 돌이라고 한다. 같은 돌의 종류가 전북지역에 많다고 한다. 토종이로다.

석수야, 부디 잘 있거라. 곧 너를 보러 다시 가마. 너의 웃음 넘치는 기운을 나누어다오.



선승혜 | 아시아인스티튜트 문화연구수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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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h-ar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