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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미술가 데이비드 호크니는 사물이 살아남는 두 가지 조건에 대해 말했다. 사물이 단단한 물질로 만들어져서 시간의 영향을 견디거나, 누군가가 그것을 사랑하는 것! 어느 편이 더 예술작품을 온전히 살아남게 만들겠는가.

1966년 르네상스의 보고인 피렌체에서 큰 홍수가 났다. 아르노강이 범람해 도심의 성당과 미술관의 작품들이 진흙 더미로 뒤덮여버렸다. 그중에서도 도나텔로의 ‘막달라 마리아’(1457년경)는 구제되어야 할 최상위급 작품이었다. 브루넬레스키의 건축, 마사초의 회화와 더불어 조각에서 르네상스 양식의 창시자였던 도나텔로는 한 세례당을 위해 막달라 마리아를 조각한다. 예수의 여제자이자 성녀인 막달라 마리아는 초기 기독교 미술에서 예수의 발에 향유를 바르는 장면이나 예수가 매장되는 장면 등 예수와 함께 등장하는 경우가 많다.

특이하게도 실물 크기의 독립적인 이 조각상은 이전의 젊고 아름다운 막달라 마리아가 아니다. 도나텔로는 그를 참회하는 고행자의 모습으로 표현했다. 모든 것이 덧없고 의미 없음을 깨닫게 된 후 회개하기 위해 사막으로 들어가 고행하는 모습 말이다. 나무로 만들어진 이 조각품은 유연한 재질의 재료를 표면에 덧붙이고, 그 표면에 붓질로 색을 입혀 한층 사실적으로 보이도록 제작되었다. 좀 드물게 도나텔로가 견고한 대리석 대신에 부패하기 쉬운 나무를 사용한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아마 부패하기 쉬운 물질성을 가진 육체에 대한 메타포가 아니었을까? 오히려 쇠잔한 육체 속에 깃든 인간 영혼의 불멸성을 더욱 상기시키기 위해서 말이다.

도나텔로는 절제와 금욕으로 늙고 쇠약해진 막달라 마리아의 모습을 완벽하게 묘사해냈지만, 한 군데 의심스러운 세부가 금세 눈에 띈다. 바로 기도하는 듯한 손의 형상이다. 손은 막달라 마리아의 것이라고 할 수 없을 만큼 젊고 아름답고 섬세하다. 이 손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아름다웠던 육체는 피폐해졌으나 내면은 한층 고결해졌다는 의미가 아닐까.


유경희 | 미술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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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h-ar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