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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희철의 건축스케치

세빛섬에서 여름밤을

반포대교 남단에 위치한 반포 한강 시민공원에는 독특한 형상을 한 4개의 건축물이 자리잡고 있다. 철과 유리를 주재료로 지어진 이 건축물들은 세빛섬으로 불리는 건축물들이다.

 

가빛, 채빛, 솔빛, 예빛의 네 개의 건축물로 이루어져 있으나 이 중 예빛 건축물을 뺀 세 개의 건축물을 지칭하고 있다.

 

 

이 건축물들은 땅 위에 세워져 있는 것이 아니라 부유식 함체 위에 구조물이 올려져 있어 공식적으로는 선박으로 분류된다.

 

이 세빛섬은 지난 2006년 시민들의 상상과 제안을 정책으로 반영한다는 뜻에서 한강에 인공섬을 띄워보자는 시민 제안이 실현된 것이다.

 

그러나 이 섬이 서울시의 한강 르네상스 프로젝트의 핵심사업으로 부상하면서 많은 난항에 부딪혔다. 사업의 확대, 사업시행자 변경, 운영사 선정 문제 등으로 이 구조물들은 오랜 시간 동안 흉물로 방치돼 왔다. 그러다 2년 전 서울시와 ()효성이 운영에 관한 협약을 체결하면서부터 세빛섬은 서울의 새로운 랜드마크로 자리잡기 시작하였다.

 

세빛섬에서 가장 큰 섬인 왼쪽의 가빛섬은 고급스럽고 우아한 빛이 가득하다는 뜻으로, 활짝 핀 꽃 모양을 형상화한 형태이다.

 

오른쪽의 채빛섬은 밝고 화려하고 즐거운 빛이 가득하다는 뜻으로 피어나는 꽃봉오리 모양을 형상화하였다. 가운데 있는 솔빛섬은 본보기가 되는 빛이라는 뜻으로 꽃의 씨앗 모양을 형상화한 모습이다.

 

가빛섬 왼쪽에 있는 미디어아트 갤러리 예빛은 다양한 공연이 이루어지는 무대공간으로 활용된다. 웨딩홀, 카페, 레스토랑, 전시장 등으로 활용되는 세빛섬은 밤이 되면 더욱 멋진 공간으로 변신한다. 옆 반포대교의 무지개분수와 더불어 세빛섬 모든 건물들의 표면에서 시시각각으로 뿜어져 나오는 빛의 향연은 여름밤 한강을 아름답게 수놓는 놓칠 수 없는 풍경이 된다.

 

윤희철 대진대 건축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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