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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작품에서 미완성작은 완성작이 아니기 때문에 그 자체로 더 아름답게 느껴지는 경우가 있다. 모차르트의 ‘레퀴엠’과 슈베르트의 교향곡 8번이 그 대표적인 예다. 두 작품은 모두 작곡가 생전에 완성을 보지 못했지만 그 어떤 완성곡보다 음악애호가들에게 깊은 감동을 주고 있다. 하지만 두 작품이 유명해지기까지 큰 차이가 있다. 모차르트의 레퀴엠은 남편 사후 생활고에 찌든 아내의 부탁으로 제자 쥐스마이어가 완성해 의뢰인에게 완성품처럼 건네졌다. 반면 건망증이 심했던 슈베르트의 교향곡 8번은 2개 악장이 빠진 채 사후 37년 만에 발견돼 미완성곡 그 자체로 사랑을 받기 시작했다.

‘미완성’이라는 표제가 붙은 슈베르트의 교향곡 8번과 달리 모차르트의 레퀴엠은 제자의 도움으로 미완성의 굴레에서 벗어나게 된 것이다. 하지만 레퀴엠은 오히려 그로 인해 끊임없는 논란이 되고 있다. 쥐스마이어의 가필은 모차르트의 천재성에 터무니없이 모자라 작품에서 배제해야 한다는 비판과 함께 가필 자체도 작품으로 평가해야 한다는 반론이 200년 넘게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반면 슈베르트 교향곡 8번은 브람스로부터 “이 곡은 양식적으로 미완성이지만 내용적으로는 결코 미완성이 아니다”라는 찬사와 함께 미완성 그 자체로 평가를 받고 있다.

미완성작의 작품성을 놓고 논란이 벌어진 것은 비단 음악뿐만이 아니다. <성> <변신> 등 수많은 작품을 남긴 카프카는 미완성 원고는 모두 불사르길 원했지만 친구 브로트는 유언을 따르지 않았다. 심지어 작품의 표현을 수정하기도 했다. 브로트에 대해 독창적 표현을 훼손했다는 비판이 있지만 난해한 카프카를 이해시키기 위해 불가피했다는 옹호론도 있다.




지난 2일 SK텔레콤이 가수 고 김광석의 미완성 악보를 19년 만에 공개하고 ‘연결의 신곡발표’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후배 뮤지션과 대중의 참여로 미완성곡을 완성시켜 신곡을 발표한다는 것이다. ‘독자는 저자의 죽음을 통해 탄생한다’고 했던 바르트에 따르자면 저자의 주검과 함께 굳어가던 악보에 새 생명을 불어넣는 의미있는 실천이 시작된 셈이다. 하지만 브람스 방식대로 악보를 미완 그 자체로 평가하고 기리는 방법은 없는지도 고민해 볼 일이다.


강진구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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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h-ar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