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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거진 나무들은 녹색 파도처럼, 아파트는 떠다니는 하얀 배처럼 보인다. 녹색 바다를 이루는 나무들은 아파트의 나이테 역할을 한다. 몸집의 크기로 아파트 연령을 말해주기 때문이다. 마흔을 앞둔, 1980년생 둔촌주공아파트는 철거를 진행 중이다.

 

둔촌주공아파트, 2016년 ⓒCDAPT

 

오래된 아파트가 허물어진 자리에 새로운 아파트가 들어서는 것은 도시에서는 흔한 일이다. 그렇게 생성과 소멸을 거듭하며 변화해야만 도시는 살아남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곳에서 태어나 어른이 되기까지 생애주기를 아파트 단지와 동기화한 이들에겐, 그저 ‘흔한 일’로만 단념할 수 없다. 이곳이 고향이자 기억의 뿌리인 80년대생 아파트 키드를 중심으로 둔촌주공아파트에 관한 기억을 간직하는 프로젝트가 진행되었다.

 

이 사진을 찍은 최종언 또한 아파트 키드이자 아파트 덕후다. 트위터에서 ‘CDAPT’라는 이름으로 자신이 찍은 아파트 사진을 사람들과 공유하고 있다. 여기서 ‘CD’는 그가 살고 있는 창동의 약자이며, 우연한 계기로 아파트 단지를 순례하면서 사진을 찍게 되었다. 아파트 단지마다 공통적으로 또는 차별적으로 나타나는 형태와 풍경을 수집하고, 이를 자신의 관심사에 따라 분류한다. 오래된 아파트 단지의 철거 예정일에 맞춰 사라지는 과정을 살펴보고, 새롭게 들어선 아파트를 확인하는 그의 사진은 사적인 애호로 출발했지만, 국내 아파트 생활과 문화의 공적인 기록·기억으로 자리 잡기에도 손색이 없다.

 

<박지수 보스토크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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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h-ar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