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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장으로 겹친, 85명 열사의 영정들 #01, 2011 ⓒ홍진훤 강경대 강상철 고정자 권미경 김경숙 김기설 김동윤 김병구 김상진 김성애 김성윤 김수배 김순조 김영균 김용갑 김윤기 김의기 김종수 김종하 김진수 김철수 김태환 김학수 남태현 노수석 도예종 류재을 민병일 박래전 박봉규 박상윤 박성호 박승희 박일수 박종철 박태순 배달호 서도원 석광수 송광영 송석창 신건수 신연숙 심광보 안동근 양용찬 여정남 오원택 오한섭 원태조 유재관 윤창녕 이경환 이길상 이덕인 이병렬 이상남 이석구 이성도 이영일 이원기 이정순 이한열 이현중 임종호 장이기 장현구 전응재 정경식 정상국 정상순 정태수 조경천 조정식 천덕명 최대림 최동 최성묵 최윤범 최태욱 하재완 한상근 허세욱 홍덕표 황보영국


한 명씩 호명하며, 각자의 얼굴을 더듬기 위해 눈에 힘준다. 하지만 아무 소용도 없다. 85명의 열사를 한 장에 합쳤다는 사진가의 속내가, 또 영정이 될 줄 몰랐을 사진의 운명이 얄궂다.

 

2011년 민주노총 지도위원 김진숙은 한진중공업의 영도조선소 85호 크레인에 올라가 고공농성을 벌였다. 그보다 8년 전 같은 크레인에 올랐던 김주익 노조위원장은 농성 129일째 되는 날, 스스로 목을 맸다. 같은 자리에서 두 사람의 죽음이 겹쳐질지 모른다는 절망이 김진숙과 연대하려는 ‘희망버스’의 연료가 되었다. 그를 응원하기 위해 숫자 ‘85’와 연관된 작품을 모으는 ‘85프로젝트’에서 사진가 홍진훤은 85명 열사의 영정으로 사진을 만들었다.

 

작가는 대학생 시절, 학회방에서 김주익의 추도사를 영상으로 보며 목 놓아 울었다고 한다. 그 추도사를 읽은 김진숙이 김주익을 이어 85호 크레인에 올랐을 때, 그는 어떤 기분이었을까. 용산에서 허공에 매달린 망루가 불타며 사람이 죽는 걸 목격했던 사진가가 바라본 85호 크레인은 아득한 높이의 절망은 아니었을까.

 

모니터 창에 85개의 죽음을, 그렇게 85번의 절망을 불어오는 클릭 소리를 상상하면 아득한 기분이 된다. 하지만 85개의 죽음이, 85번의 절망이 쌓인 이미지는 묘하게도 ‘살아달라’ 온몸으로 외친다. 이제, 아무도 그들처럼 죽지 말라고.

 

박지수 보스토크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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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h-ar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