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지난 칼럼=====/선승혜의 그림친구

[선승혜의 그림 친구]디지털세대의 감성 혁명

21세기는 디지털 적응 여부로 세대가 나뉜다. 영화의전당 LED 공모전과 광복 70년 대한민국미술축전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하며 디지털아트의 차세대 주자로 떠오르는 김성필(홍익대 3학년)에게 4가지를 묻고 배운다.


김성필, WFFuniverse 2015, JAVA 프로그래밍, 2015


- 디지털로 작업하면서 언제 아름다움을 느낍니까?

“디지털 매체는 독특한 아름다움이 있어요. 존재하지 않는 대상에 대해서 느끼는 그리움-그리고 그 그리움에서 파생되는 아름다움-이라고 해야 할까요. 당장은 만질 수가 없거든요. 그렇다고 굳이 필요하지 않은 때 제 작업에 물성을 부여해 현실로 만들고 싶지는 않아요. 그리움이 제가 상정한 하나의 유토피아에 대한 그리움인지는 잘 모르겠어요. 한편으로는, 제 작업이 데이터로서 존재한다는 점이 재미가 있어요.”

- 디지털 세계에서 감정은 어떻습니까?

“감정은 많이 유니폼화돼 있습니다. 예를 들어 웃는 얼굴은 ^^ 혹은 :) 등으로 추상화돼 있듯이, 디지털 문법상에서 표시되는 공통방식은 존재합니다. 저도 그 방식을 따라가는 편이지만, 개인으로서 감정을 디지털 세계에서 저만의 방식으로 객체화시키곤 합니다.”

- 디지털 세계에서 가상과 비가상의 구분은 유의미합니까?

“현시점에서 비가상의 영역과 가상의 영역은 분명 구분돼 있다는 점이에요. 이 둘이 같다고 주장할 수는 있으나, 궁극의 합치가 되기에는 아직은 더 기다려야 하지 않을까요. 다만 그것을 다이어그램으로 표시하기에는 적합하지 않다고 생각해요. 항상 변하는 ‘many-to-many mapping’이라고 하면 설명이 될까요.”

- 디지털 세계에서 어떤 자유를 추구할 수 있습니까?

“디지털에 대한 이해에 비례해 개인에 따라 무한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객체는 여러 가지의 재현방식으로 존재할 수 있다는 자유로움, 다른 이의 작업결과물을 다시 사용할 수 있다는 자유로움(sampling), 네트워크를 통해 동시성을 가질 수 있다는 자유로움, 언제든지 실현될 수 있는 논리로 구성될 수 있다는 자유로움의 세계입니다.”

만약 이런 대화가 낯설다면, 바로 지금이 디지털의 감성을 배워가며 응시할 때다.



선승혜 | 아시아인스티튜트 문화연구수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