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진 누구나 멋진 풍경을 그리워한다. 수직 절벽 아래로 힘차게 쏟아지는 폭포와 안개 자욱한 연못을 에워싼 짙은 단풍 숲은 머물고 싶고 소유하고 싶다. 이발소 그림이나 달력 사진은 현실에 몸이 매여 있는 우리를 이런 곳으로 가장 친절하게 데려다준다. 그럼에도 늘 싸구려라는 누명을 벗지 못한다. 너무 진짜 같기만 해도 상투적이고, 진짜만 못해도 촌스럽다. 뻔한 구도와 조야한 색깔은 이런 인상에 한몫한다. 거기에 우리 눈이 오랫동안 길들여져 있는 풍경화의 전통도 이런 선입견을 부추긴다. 김병훈의 고민은 여기에서 시작한다. 과연 아름다운 풍경을 달력 사진처럼 재현하면 안되는 것인가. 우리가 관념 속에서 기억하는 풍경과 실제로 가서 맞닥뜨리는 풍경의 오차 폭을 사진에서는 어떻게 줄일 수 있을까를 두고 그는 오랫동안 고.. 더보기 이전 1 ··· 778 779 780 781 782 783 784 ··· 104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