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과 낭만 부산만큼 여행의 정석이 난무하는 곳도 드물다. 다들 부산하면 조용필 노랫말 속의 동백섬이나 해운대의 영화제를 자동으로 연결시킨다. 간 김에 자갈치시장에 들르거나 ‘부산오뎅’을 먹는 건 빠뜨릴 수 없는 행사처럼 얘기한다. 이제는 여기에 유행처럼 국제시장까지 한몫 거들고 있다. 이런 식의 답사 코스는 한편으로는 뻔하지만, 유독 사람들이 식지 않고 쉬지 않고 부산에서 얘깃거리를 만들어낸다는 건 그만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오뎅은 부산 것이 맛있고, 쌀쌀한 날 부산에서 먹는다면 더 맛있는 건 어쩔 수 없는 사실이다. 굳이 꽃이 펴 있지 않더라도 동백섬에서 갈매기가 슬피 우는 소리를 듣는 일 또한 조용필의 목소리를 듣는 것 이상으로 운치 있다. 사진가 이갑철이 고은사진미술관에서 소개하고 있는 부산 사진에는 왜 이.. 더보기 이전 1 ··· 799 800 801 802 803 804 805 ··· 104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