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보다 어리석음 초현실주의자들이 흠모한 두 사람이 있다. 프로이트와 보슈다. 당시 지식인과 예술가의 호기심을 자극했던 프로이트는 동시대 사람이었지만, 히에로니무스 보슈는 500년 전 레오나르도 다빈치와 같은 시대를 살았던 북구 르네상스의 거장이었다. 인간의 무의식과 잠재의식을 악몽처럼 그린 보슈는 여행을 전혀 하지 않았고, 집 밖에 나오는 일도 없었다. 거의 은둔자였던 보슈는 마치 악마와 교통하듯이 지옥의 세계를 잘 알고 있었다. 대표작인 ‘쾌락의 정원’과 ‘최후의 심판’은 그가 가진 상상의 세계가 얼마나 엽기적이고 불가사의하고 세기말적인지 보여준다. 중세 말은 잦은 천재지변과 전염병, 전쟁, 반란 등 세기말적인 징후가 가득한 시기였다. 이 시기를 통과한 보슈는 세상은 진정한 안식처가 아니라 험난한 순례를 거쳐야만 하는.. 더보기 이전 1 ··· 814 815 816 817 818 819 820 ··· 104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