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들의 침묵 희생양은 ‘다른 사람의 잘못을 대신 뒤집어쓴 사람’을 비유한다. 희생양 덕분에 진짜 잘못을 저지른 사람은 쉽게 잊혀져 배후의 인물로 남아있게 된다. 이렇듯 더 큰 희생을 막기 위해 사소한 희생을 치른다는 희생양의 메커니즘에는 음모와 폭력성이 내재되어 있기 마련이다. 신화학자 프레이저는 “우리 죄와 고통을 다른 어떤 존재에게 떠넘겨 우리 대신 감당하게 할 수 있다는 생각은 미개인에게는 익숙한 사고방식”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어찌 이것이 미개인에게만 있겠는가? 오늘날 더 미묘하고 저열한 방식으로 비일비재하게 일어나는 일일 것이다. 그렇다면 희생제의에서 왜 양인가? 아마도 동물 중에 가장 인간적인 것이 채택되었을 것이다. 죽여서는 안되는 순하디 순한 동물을 바쳐야 그런 살해행위가 끔찍하게 여겨진다. 그만큼 드.. 더보기 이전 1 ··· 818 819 820 821 822 823 824 ··· 104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