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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용산 4구역 남일당 빌딩 망루, 2010년 ⓒ노순택

 

21그램. 영혼의 무게로 불린다. 임종 직전과 직후에 그만큼의 몸무게가 차이나는 탓이다. 서울 용산 4구역 남일당의 부서진 망루 주변에 하얀 연기가 나타난 노순택의 사진을 보며 떠올린 것은 영혼의 무게였다. 쪼그라든 망루에서 혼이 빠져나가는 것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21그램은 5센트 5개의 무게, 벌새 한 마리의 무게, 초코바 하나의 무게와 같다. 그렇다면 철거민 5명과 경찰 1명. 그들의 영혼은 5센트 30개, 초코바 6개의 무게와 같을까.

 

2009년 1월20일 새벽 서울 용산, 재개발 보상대책에 반발한 철거민들이 남일당 건물을 점거한 채 경찰과 대치했다. 진압과정에서 화재가 발생해 철거민 5명과 경찰 1명이 사망했다. 경악스러운 대참사였지만, 누군가 쫓겨나는 장면은 그 어디선가 늘 되풀이되는 일이기도 했다. 2009년의 용산참사는 1970년대 도시 빈민층의 삶을 다룬 소설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1978) 속의 한 대목과 겹쳐진다. 1980년대 서울 올림픽이 예정되면서 강제 이주되는 철거민 세입자를 기록한 다큐멘터리 <상계동 올림픽>(1988)의 한 장면과 닮았다. 그제 평창 올림픽 가는 길목의 낙후지역이 부끄럽다며 가림막을 하자는 신문 기사를 보며, 70년대부터 오늘까지 누군가의 삶을 가리거나 철거하는 사회에서 영혼의 무게는 과연 얼마인지 의문이 들었다. 초코바 1개보다도 가볍게 다뤄지는 건 아닌가.

 

<박지수 보스토크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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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h-ar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