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은 예술은 바나나 토마스 바움가르텔은 1986년부터 미술관 외벽에 스프레이로 바나나 그라피티를 남겨왔다. 한 예술가의 이 ‘비공식적인 인증’ 행위는 ‘가볼 만한’ 예술공간의 표식으로 인정받으며 퍼져 나갔다. ‘바나나’의 ‘보증력’은 세월이 흐르며 퇴색된 감이 있지만, 덕분에 ‘예술 인증’의 작동 원리에 대한 의문은 커진다. 1967년 앤디 워홀은 적당히 잘 익은 ‘바나나’ 그림을 넣어 벨벳 언더그라운드의 재킷을 디자인하고는 ‘천천히 벗겨보시오’라고 적어넣었다. 바나나 그림을 벗겨내자, 그 안에서 핑크빛 바나나 알맹이가 등장했고 그의 작업은 ‘외설’ 이슈를 낳았다. 바나나 가격 폭락의 이유를 알기 위해 그 생산·유통 과정을 추적하던 함경아는, 필리핀에서 바나나 대량재배로 땅이 죽어가는 상황을 목격했다. 그는 2006년 발표..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