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 친구의 전화 고향 친구가 근래 들어 시도 때도 없이 전화를 걸어온다. 특별한 용무가 있어서라기보다는 어떻게 지내냐는 안부를 묻는 일이 대부분이다. 종종 낮술 몇 잔 걸치고는 불콰해진 목소리로 보고 싶다는 말만 계속 되풀이할 때도 많다. 내용이 어떠하든 친구의 전화벨이 울릴 때면 반가운 마음에 하던 일도 냉큼 멈추게 된다. 단 한 번도 고향을 떠난 적이 없는 친구의 목소리에는 걸쭉한 막걸리 내음이 가득하다. 찐한 충청도 사투리가 들려올 때마다 소설 속 어린 왕자를 만난 듯 아련하면서도 흥겨운 감흥에 젖어 들게 된다. 유년 시절로 돌아가 친구들 무리 속에 들어가 있는 느낌이랄까. 흙먼지 폴폴 날리는 시골 들녘을 여기저기 뛰놀던 기억이 생생하게 떠오른다. 특정한 장소를 지칭하며 묻지도 않은 고향 소식이 실려 오기라도 하면.. 더보기 이전 1 ··· 148 149 150 151 152 153 154 ··· 104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