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수감사절 이후 박모의 단식
1984년 11월 넷째 주 목요일, 미국에서 유학 중이던 박이소(당시 이름 박모)는 교회 자선 프로그램을 통해 미국인 가정의 추수감사절 만찬 자리에 초대를 받았다. 기독교 정신에 입각하여 신께 감사하며 다른 인종, 타 문화인에게까지 ‘은혜’를 베푸는 이날, 미국인들은 칠면조, 옥수수, 으깬 감자, 호박파이, 크랜베리 소스를 비롯하여 새 곡물로 만든 푸짐한 음식을 저녁식탁에 올리고, 미소로 동양인을 맞이했을 거다. 요새는 인간의 ‘은혜로움’이 더 멀리 뻗어나간 덕분에, ‘사면식’을 치른 칠면조는 추수감사절 식탁에 오르지 않아도 된다. 대신 동물원이나 농장에서 여생을 보낼 수 있다. 트럼프도 이 사면식에 동참했다 하니, 칠면조는 살아서도 죽어서도 은혜의 상징이다. 그날 이후 박모는 사흘간 밥을 굶었다. 단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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