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힐 기억 태극기 아래 대규모 인파가 운집했다. 옹기종기 모여 현수막을 들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이 마치 개미 떼 같다. 그들은 일제히 중앙에 자리잡은 흰색 연단을 향하고 있다. 도대체 무슨 연유로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한곳에 모인 것일까? 사진을 확대해 보면, 연단에 ‘상기하자 6·25’라고 쓰여 있다. 그 위에 ‘6·25 반공궐기대회’라는 문구도 보인다. 1974년 6월25일 오전 10시, 6·25를 맞아 한국반공연맹 주최로 북한의 대남적화야욕을 분쇄하기 위한 ‘6·25 반공궐기대회’가 열렸다. 이날 여의도 5·16광장에 무려 백만 인파가 몰렸다. 이제 남북 정상, 북·미 정상이 차례로 만나서 악수를 나누는 마당에 반공의식이라는 말 자체가 무색하지만, 당시에는 학생들을 반공궐기대회에 강제 동원했던 시절이다. 유시.. 더보기 이전 1 ··· 396 397 398 399 400 401 402 ··· 104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