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44 ×1024 극장에서 상영 중인 마거릿 혼다의 작품 ‘6144×1024’는 그저 ‘색’이었다. 영화 전체를 한 컷에 담고 싶어서 영화 상영시간 내내 카메라 조리개를 열어놓았던 사진작가 히로시 스기모토가 필름에 포착한 스크린이 하얀 색이었다면, 영상의 의미에 다른 방식으로 다가가고 싶었던 마거릿 혼다의 작품은 색의 스펙트럼이었다. 하나의 색이 다른 색으로, 또 다른 색으로 일정한 속도에 맞춰 변해갔다. 어둠에 몸을 묻고, 스크린에서 펼쳐지는 이야기와 영상에 몰입할 기대감으로 극장을 찾는 이들이라면 불편할 수도 있는 화면이었다. 서사의 개연성이랄 것도, 미장센이랄 것도 없는 이 영상에서는 1초에 24프레임씩 약 300만장의 컬러 스펙트럼이 36시간22분2초간 흘러갔다. 경험을 지배하는 물질의 세계와 그 과정을 깊이 살펴.. 더보기 이전 1 ··· 446 447 448 449 450 451 452 ··· 104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