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의 영웅들 짧은 머리에 양복 차림의 남자가 보인다. 뒤에는 고층빌딩과 버스 정류장, 바닥에는 보도블록이 보여야 할 것 같다. 하지만 보이는 건 콘크리트 교각과 강바닥의 크고 작은 돌뿐이다. 만약 회사들이 즐비한 강남의 테헤란로에서 그를 마주쳤다면 그냥 지나쳤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테헤란로에서 순간이동한 것처럼 한강에 뚝 떨어진 모습이 자꾸 눈길을 멈춰 세운다. 사진가 이승주는 오랜 친구인 ‘두훈’을 카메라 앞에 세웠다. 두훈의 직장과 멀지 않은 한강변이었다. 사진가는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옷이나 소품을 준비하라고 주문했고, 모델은 파란색 넥타이와 짙은 남색 양복을 택했다. 이런 식으로 주변 지인들을 집이나 회사 근처 등에서 촬영한 사진연작 ‘A’에는 결과적으로 그다지 특별할 것 없는 일상공간이, 평범하게 살아가.. 더보기 이전 1 ··· 450 451 452 453 454 455 456 ··· 104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