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 가는 길 비행기는 경계 밖으로 우리를 데려다준다. 비행기를 타고 가야 할 만큼 먼 거리에서는 당연히 여기와 다른 풍경들이 펼쳐진다. 멀리 날아갈수록 낯섦은 깊어진다. 공항 가는 길은 그곳만의 기후, 자연, 사람들을 만나러 가는 길이다. 그러나 정작 공항 자체는 경계에 머문다. 넓은 활주로를 위해 도심에 들어서지 못하고, 엄청난 소음은 주변으로 정착할 사람들을 불러 모으지도 못한다. 공항에 근무하는 이들을 제외하고는 떠나고 돌아오는 사람들만 있을 뿐, 일상이 축적되지 못하는 곳. 여기와 저기를 잇는 허브이면서도 스스로는 외따로 존재하는 이방인 같은 존재일 뿐이다. 런던에 살고 있는 김신욱은 히스로공항을 이용할 일이 잦아지면서 점점 공항을 둘러싼 주변부에 시선이 가기 시작했다. 오래전 히스꽃이 만발하던 농지의 대다수.. 더보기 이전 1 ··· 590 591 592 593 594 595 596 ··· 104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