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다방 다방은 우리 아버지 세대의 카페다. 아니 카페 그 이상이었다. 아침에 모닝커피를 시키면 단골손님에게 계란 노른자 하나를 동동 띄워준다. 그리고 하루 종일 다방에서 사무를 본다. 이들의 호칭은 대개 ‘사장님’이다. 이들을 만나러 온 손님이 드나드니 매상도 올라가고, 때때로 마담이나 여종업원에게 쌍화탕도 사주고 여러 인생사도 들려준다. 이를테면 한국식 ‘살롱’ 문화공간이었던 것이다. 다방은 어느 때부턴가 ‘티켓 다방’의 형태를 띠며 ‘불온’한 공간이 되었다가 그마저도 사라져가는 향수의 공간으로 변했다. 지금은 도시 한구석 할아버지들이 모여서 100원짜리 내기 화투도 치고 담소를 나누는 공간으로 남아 있다. 지방에 내려가서 지인과 잠시 이야기할 만한 곳을 찾다가 들어간 곳이 ‘산골다방’이었다. 마담은 권태로운.. 더보기 이전 1 ··· 6 7 8 9 10 11 12 ··· 104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