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새해가 밝았다. 2014년의 어두운 그림자가 마음에서 채
씻겨나가기도 전에 2015년의 뜨거운 해를 다시 마음으로 받았다. 마음에서 마음으로. 우리의 마음은 그렇게 걸러내지 못한 것들이
계속 쌓이면서 두꺼운 퇴적층을 형성한다. 분노를 용서로 바꾸지 못하면 더 깊은 분노가 쌓이고, 절망을 희망으로 대체하지 못하면
희망의 싹은 없어진다. 우리는 2014년의 분노와 절망을 깨끗히 씻어내고 2015년을 맞이했는가? 풍성했던 잎을 떨궈야 새로운
생명을 잉태하는 나무처럼 지난 감정의 묵은 때를 벗겨야만 옹골찬 미래를 열 수 있다.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2014년의 감정을
걸러내고 정화해야 한다. 그렇게 감정의 응어리를 푸는 데 예술만 한 것이 없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영혼을 울리는
예술이다.
영혼을 울린다는 것은 무엇인가? 바로 기쁨과 행복, 사랑 등 영혼의 본성을 깊이 느낀다는 것이다. 예술을 통해 우리는 경이로운 고요와 평화, 짜릿한 전율과 희열, 지극한 기쁨과 행복, 무한한 사랑과 초월적 에너지 등 내면의 다양한 느낌을 체험하게 되는데 이런 느낌을 절정으로 경험할 때가 바로 자신의 영혼과 만나는 순간이다. 느낌은 영혼의 언어이고 영혼은 느낌을 통해 우리에게 말을 걸어온다. 우리가 예술을 통해 영혼을 충만하게 느끼고 그 충만함을 일상으로 끌어들여 어지러운 내면을 덧칠할 때 우리는 지난 과거를 온전히 정화할 수 있다.
예
술을 통해 맛보는 찬란한 기쁨은 해묵은 감정의 찌꺼기들은 눈녹듯 녹게 하고, 뜨거운 희열은 아물지 않은 아픔과 상처에 새살을 돋게
한다. 영혼의 느낌 안에서 내면에서 분출하는 밝은 빛을 발견할 때 우리는 과거를 잊고 새롭게 나아갈 수 있다. 우
리는 오직 영혼을 통해서 과거의 ‘나’가 아닌 전혀 새로운 ‘나’, 자신의 삶을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의식적으로 창조할 수 있는
무한한 에너지를 가진 ‘나’로 다시 태어날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예술은 영혼을 깨우는 신성한 도구이다.
이제 새로운 시작이다. 깊은 울림과 진한 감동, 오랜 여운을 주는 영혼을 울리는 예술을 즐겨보자! 클래식도 좋고, 국악도 대중음악도 좋다. 오래된 음악일수록 영혼의 향기가 강하다. 그런 예술을 통해 고요한 기쁨과 희열을 맛보며 지난 과거를 떠나보내자!
이왕이면 구체적으로 상상하는 것이 더 좋다. 영혼의 느낌이 아침의 햇살처럼 피어오를 때 마음의 찌꺼기들이 발바닥을 통해
빠져나간다고 상상하는 것이다. 지난해 힘들게 했던 모든 것들이 사라진다고 이미지로 그리는 것이다. 그러면 마음은 한결 가벼워지고
내면에는 기쁨이 차오를 것이다. 비워야 채울 수 있는 삶에서 예술은 우리에게 빛나는 보석이다. 지금 우리에겐 영혼을 울리는 예술이
필요하다.
이장민 | 문화영성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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