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천을 남북으로 관통하는 43번 도로를 따라 북쪽으로 달린다. 도로는 산정호수 진입로 부근에서 크게 왼쪽으로 휘어진다. 휘어진 이 도로의 첫 교차로에서 왼쪽에 있는 2차선 도로로 핸들을 튼다. 고갯길을 넘어 잠시 주변 풍경에 눈을 돌리다 보면 차는 곧 넓은 주차장에 다다른다.
주차를 하고 표지판을 따라 나무계단을 내려가니 우렁찬 폭포소리가 계곡을 가득 채우고 있는 멋진 풍경이 나를 맞이한다. 2012년에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비둘기낭’이다.
국내 유일의 현무암 협곡으로 이루어진 한탄강은 크고 작은 하식동과 주상절리, 판상절리 등으로 곳곳마다 절경을 만들어낸다.
비둘기낭은 그 절경 중 하나로 현무암 지질구조가 만들어낸 폭포와 폭포 뒤쪽에 반달모양으로 움푹 파인 동굴을 지칭한다. 매년 겨울이면 수백마리의 산비둘기가 이 동굴에 서식하여 그렇게 이름이 붙여졌다 한다.
폭포 아래에는 에메랄드 빛깔의 영롱한 소(沼)가 형성되어 뒤쪽의 동굴과 어우러져 멋진 비경을 만들어낸다. 동굴을 뒤덮고 있는 천장과 주변의 바위들은 주상절리의 단편들로 군집되어 독특한 풍경을 연출한다. 이러한 아름다움으로 이곳은 한탄강이 만들어 낸 8경 가운데 제6경으로 꼽히고 있다. 특히 큰비가 내린 후면 풍부한 수량으로 만들어지는 폭포의 진면목을 감상할 수 있다. <선덕여왕> <추노> <늑대소년> <괜찮아 사랑이야> 등과 같이 많은 드라마와 영화에서 이 아름다운 폭포를 배경으로 하는 인기 촬영지이기도 하다.
포천시에서는 비둘기낭을 비롯하여 한탄강이 만들어내는 절경들을 배경으로 한 관광지개발사업이 한창이다. 한탄강 둘레길 조성, 생태공원, 테마파크 등 수도권 시민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개발사업이 대부분 2019년이면 완공이 된다. 한탄강의 비경에 흠뻑 심취할 수 있는 날이 머지않았다. 최근 개통된 구리-포천 고속도로가 개통되면서 서울에서 비둘기낭까지 1시간이면 도착하는 근거리가 되었다. 이 여름이 다 가기 전에 비둘기낭 폭포소리를 들으러 고속도로에 몸을 실어보는 것은 어떨까?
<윤희철 대진대 교수 휴먼건축학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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