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가의 초상 “필립 거스턴은 너무 감동적이에요. 그의 작품을 보면서 계속 작업할 수 있는 에너지를 받았어요.” 좋은 그림을 만났던 경험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던 중, 미술계 지인들이 필립 거스턴(1913~1980)에 대한 무한 애정을 고백했다. 화가로서 그가 보여준 집념, 선택을 보면서 예술가는 누구인가를 자꾸 생각하게 된다고 했다. 유대인 정체성이 그대로 드러나는 이름 ‘골드스타인’ 대신 ‘거스턴’을 사용하면서, 잭슨 폴록 등과 함께 미국 추상표현주의의 대표화가로 활동하던 그는, 화면의 순수함과 평평함을 추앙하던 당시 주류 미술 담론 안에 온전히 있었다. “순수함에는 이제 염증이 난다. 나는 ‘이야기’를 그리고 싶다”고 말하긴 했지만, 당시 화단의 분위기상 추상화라는 대세에서 비켜나와 화면 안으로 형상을 돌려놓은 것.. 더보기 이전 1 ··· 186 187 188 189 190 191 192 ··· 104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