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장의 폴라로이드 사진 아끼는 지인이 며칠 전 먼 여행길에 나섰다. 아마 지금쯤이면 커다란 배낭에 한 짐 가득한 여행보따리를 꿰차고 에티오피아 수도 아디스아바바의 옛스러운 골목길을 돌며 동네 주민들과 희희낙락거리고 있을 듯싶다. 출국 전 일부러 찾아온 그녀의 표정은 기대심에 잔뜩 부푼 어린 소녀처럼 맑고 화사했다. 1년 정도 생각하지만 끝날 즈음이 되어 혹시 마음이 내킬 경우 귀국일을 훨씬 뒤로 미룰 수도 있을 것이라는 말에 무조건 마음이 이끄는 대로 따르라고 등을 떠밀었다. 오래전부터 회사를 그만두고 자유로운 여행자로 살아갈 꿈을 꾸어온 것을 잘 알기에 드디어 실행에 옮긴 그녀의 선택과 용기에 응원의 박수를 쳐주고 싶었다. “한 장 찍어드릴게요!” 악수를 나누고 떠나기 전 그녀는 가방 속에서 작은 폴라로이드 카메라를 꺼냈다... 더보기 이전 1 ··· 187 188 189 190 191 192 193 ··· 104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