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을 품은 향기 가슴에 ‘쿵’하는 울림이 느껴졌다. 내용설명이 없어도 고스란히 감동이 밀려왔다. 남들이 찍은 사진을 수없이 보아 왔고 그래서 익숙했던 기존의 감흥들과는 밀도가 꽤 달랐다. 시큰해진 콧잔등을 가린 채 이 사진을 찍은 하동진씨(36)와 이야기를 나눴다. 동진씨는 87세의 고령에 치매에 걸려 요양병원에 누워 계신 외할머니가 점점 기억을 잃어가는 모습을 곁에서 지켜보며 몹시 안타까웠다. 문득 고향집 구경을 시켜드려야겠다는 생각을 한 그는 외할머니를 모시고 외갓집을 찾는다. 사진은 그 집 앞에서 오래도록 야채노점을 해온 광산댁 할머니(79)가 대뜸 외할머니의 손을 붙잡고 한참을 울먹이는 모습의 찰나를 찍은 것이었다. 동진씨는 평생 언니동생으로 우애를 나눠 온 두 분의 ‘애틋한’ 순간을 지켜보면서 뭉클한 심정으로 .. 더보기 이전 1 ··· 210 211 212 213 214 215 216 ··· 104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