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애를 건 목소리 책상 하나로도 꽉 찰 만큼 좁은 사무실, 창문에는 철창이 답답하게 둘러싸고 있다. 조금 삭막해 보이긴 해도 흔한 사무실의 모습이다. 그러나 누군가에게는 죽기보다 싫은 기억을 떠올리게 하는 지옥 같은 곳이기도 하다. 1986년 6월6일 새벽, 당시 대학생이었던 권인숙은 부천경찰서 조사실에서 성적으로 유린당했다. 부천시 지역의 노동운동에 가담해 ‘허명숙’이란 가명으로 위장취업했던 그녀는 주민등록증을 위조한 혐의로 연행됐다. 그리고 사진 속 조사실에서 수갑에 묶인 채 문귀동 형사에게 매우 악질적인 폭행과 고문을 당했다. 이른바 부천서 성고문 사건이다. 자살까지 생각했던 그녀는 정신을 차려 이 사실을 폭로했다. 문귀동을 강제 추행 혐의로 고소하고 검찰에 진상규명도 요구했다. 30년 전이나 지금이나 또 다른 피해.. 더보기 이전 1 ··· 440 441 442 443 444 445 446 ··· 104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