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드레 케르테츠 그도 예술가가 되기 전 고갱처럼 증권 거래소에서 일했다. 시련을 피해 파리에 정착한 헝가리 출신 유대인이라는 점에서는 로버트 카파와 같은 운명을 지녔다. 다만 전쟁터에서 사진을 찍을 때조차도 로버트 카파처럼 참상을 기록하지는 않았다.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처럼 늘 카메라를 들고 거리를 산보했지만 결정적 순간에 집착하지도 않았다. 그래서 같은 시대 같은 공간에서 살았던 이 두 명의 사진가보다 덜 주목받았는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로버트 카파와 카르티에 브레송은 그를 문제적 작가로 꼽는 데 주저하지 않았다. 20세기 초반, 조용히 그러나 깊게 다양한 실험을 시도했던 앙드레 케르테츠의 작품을 성곡미술관에서 소개하고 있다. 케르테츠가 파리에 도착하던 1925년은 최초의 소형 카메라인 라이카가 출현한 해이기도 하다... 더보기 이전 1 ··· 548 549 550 551 552 553 554 ··· 104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