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꽃과 마주하면 생기는 일 위로받는 느낌이 들 때가 있다. 특히 이름 모를 들꽃을 마주할 때가 그렇다. 대부분 화려하지도 않은 색깔에 시선을 끌 만한 자태를 지닌 것도 아니다. 그럼에도 마주하고 있으면 기분이 아주 좋다. 어떨 때는 아예 세월아 하고 시간을 보내는 날도 꽤 있다. 좋으니까 그렇다. 그렇게 가만히 앉아 다른 곳으로 시선을 돌릴 일 없이 진득하게 서 있는 그 순간이 참으로 기쁘다. 어지러운 일상도 내려놓고 입도 지그시 다문 채 그저 지금 그 순간을 즐긴다. 평화에 젖어드는 느낌이랄까. 내 성정이 평화로워서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들꽃 자체의 기운으로 내가 평온을 얻기에 더욱 그러하다. 누구도 주목하지 않는 자리에서 세상을 이루는 하나의 존재로 당당히 서 있지 않은가. 눈에 띄지 않는 그 평범함이 오히려 진득한 아름다움으.. 더보기 이전 1 ··· 92 93 94 95 96 97 98 ··· 104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