캔버스에 아크릴 펜 (22x33cm)
이 그림은 어디가 위쪽이고 어디가 아래쪽일까요? 그림을 이리저리 돌려보지만 너무 어색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딱 이거다 하는 느낌도 오지 않습니다. 그림처럼 고래가 사는 깊은 바닷속이나 우주의 텅 빈 공간에서 우리는 위아래를 느낄 수 있을까요? 빛도 무게도 느껴지지 않는 곳에서 나의 발이 닿을 곳이 없다는 것 그리고 그 끝을 알 수 없다는 것이 엄청난 공포로 다가올 거 같습니다.
그러나 깊은 바닷속에 사는 씩씩한 고래들은 그런 공포감은 없겠지요? 가끔 그림이 지겨울 때 고래가 심심해할 때 한 번씩 그림을 뒤집어 걸어 두어야겠습니다.
<김상민 기자 yellow@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