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로 행주대교IC에서 바깥 차선으로 서울 쪽을 향하면 곧바로 행주산성 방향으로 빠져나가게 된다. 자유로에서 내려오자마자 그 일대는 여기저기 여러 국숫집들로 장사진을 이룬다. 국수로 특화된 지역임을 직감케 한다. 호기심 겸 한 국숫집에서 시장기를 해결한다. 커다란 스테인리스 그릇에 가득 담겨오는 잔치국수는 그야말로 ‘가성비’ 최고이다. 식사 후 다시 차를 몰아 반대편 능선 쪽에 있는 행주산성으로 향한다. 주차장에 차를 세운 뒤 입장료 1000원을 내고 정문을 향한다.
대첩문이라 쓰여 있는 정문을 통과하여 경내로 들어간다. 입구에서 정상까지 나지막한 언덕길로 행주산성 둘레길이 조성되어 있다. 권율 장군 동상, 충장사, 행주대첩 기념관, 덕양정, 행주대첩비, 충의정 등으로 이어지는 둘레길은 1.6㎞ 정도란다. 운동 겸 둘레길을 산책하는 사람들이 많이 눈에 띈다. 정상에 있는 덕양정에서는 한강과 서울, 고양시와 김포시까지 드넓은 풍광이 펼쳐진다. 둘레길을 찾는 이들에게 가장 인기있는 장소이다.
정상에 오르기 전에 권율 장군 동상 뒤쪽에 위치한 충장사가 나를 이끈다. 언덕길을 올라가는 우측으로 폭이 좁은 진입로가 호기심을 자아낸다. 그 길 위에는 자그마한 홍살문이 있어 이 지역이 신성한 곳임을 암시한다. ‘충성된 장군을 모신 사당’이란 뜻의 충장사는 언덕을 이용하여 입구의 삼문과 그 안쪽에 사당으로 구성되어 있다. 한산도대첩, 진주성대첩과 더불어 임진왜란 3대 대첩 중 하나인 행주대첩을 이루었던 권율 장군의 영정을 모시는 사당이다. 원래는 행주 나루터 안마을에 정면 3칸, 측면 1칸의 규모로 있었으나 한국전쟁 때 소실되었다. 그 후 1970년 행주산성 정화공사 때 현 위치에 정면 3칸, 측면 3칸으로 다시 지어졌다.
행주대첩의 원년 양력 날짜인 매년 3월14일에는 대첩을 기념하는 제례행사가 이 충장사에서 열린다고 한다. 올해로 425주년을 맞이한 지난 3월14일에도 고양시장과 시의회 의장이 직접 참여하는 제례가 있었다고 한다. 가까이서 살펴보면 기와를 제외한 구조부분이 모두 콘크리트로 되어 있다. 비록 진정한 전통건축이라 할 수는 없지만 조금 떨어져서 바라보면 모든 부재의 형상과 단청 덕에 전통건축의 맛이 제법 풍겨난다. 더구나 삼문과 사당, 그리고 뒤쪽 능선에 위치한 행주대첩 기념관이 주변 수목과 어우러져 멋진 구도를 만들어낸다. 이 멋진 풍광은 큰길에서 이곳까지 애써 찾아 들어온 사람들에게 주어지는 특별선물이리라.
<윤희철 대진대 교수 휴먼건축학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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