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꽃샘추위가 유난한 것 같다. 4월도 깊이 들어왔는데 난데없는 함박눈까지 내려 계절이 거꾸로 가는 느낌이다. 그러나 제 아무리 꽃샘추위라도 다가오는 계절을 막을 수는 없으리라. 남쪽에서는 벌써 벚꽃축제도 끝났다 한다. 이제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에서 곳에 따라 벚꽃이 절정에 다다를 것 같다. 때늦은 꽃샘추위를 이겨낸 일산 호수공원의 벚꽃들도 이제 그 자태를 마음껏 뽐낼 것이다.
1992년에 준공된 일산신도시는 ‘예술과 문화시설이 완비된 전원도시’ ‘자급자족의 기능을 갖춘 수도권 서부의 중심도시’ ‘남북통일의 전진기지’ 등의 목적을 가지고 조성됐다. 도시를 따라 남북으로 길게 조성된 호수공원은 일산신도시 계획의 주된 도시계획적 요소이다. 스위스 남부 제네바에 있는 레만 호수를 모델로 구상된 이 호수공원은 총면적 103만4000㎡, 호수면적 30만㎡로 국내 최대의 인공호수이다. 호숫가로 산책로와 자전거로가 이어지고 다양한 수종의 야생화와 수만 그루의 나무가 심어져 호수의 자연미를 담뿍 담고 있다. 잔디광장, 수변광장 등의 다양한 광장과 인공섬, 정자와 같은 조경요소들 외에도 음악에 맞추어 다양한 분수쇼를 연출하는 노래하는 분수대는 호수공원의 멋진 랜드마크가 된다. 고양꽃전시관, 고양 600년 기념전시관, 고양 신한류홍보관 등 다양한 문화공간은 연중 끊임없이 이어지는 전시 관련 문화활동의 중심 역할을 하고 있다.
꽃을 주제로 한 국제꽃박람회, 장미축제, 가을꽃축제들과 함께 LED 조명을 이용한 겨울의 호수꽃빛축제에 이르기까지 꽃과 관련된 축제가 연중 이어진다. 이제 이 벚꽃이 지고 나면 호수공원의 대표적인 꽃축제인 고양국제꽃박람회가 우리를 맞는다. 매년 봄, 호수교에서 장미원 입구까지 이어지는 구간에서 펼쳐지는 국제꽃박람회는 일산 호수공원의 존재 가치를 높여주는 대표적인 축제로 자리 잡았다. 올해로 12회째를 맞이하는 고양국제꽃박람회가 이달 27일부터 17일간 이어진단다. 올해는 어떤 꽃들로 우리를 유혹할지 궁금해진다. 노래하는 분수의 힘찬 물줄기는 벌써 여름을 재촉하고 있다.
<윤희철 대진대 교수 휴먼건축학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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