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주함으로 회복하다 전시를 하나 준비하고 있다. 마음에 큰 상처를 입은 분들이 자신의 내면에 드리운 아픔을 스스로 어루만지며 이루어낸 심정적 회복에 관한 전시인데 모두 당사자들이 직접 찍은 사진들로 구성하는 중이다. 준비과정 속에서 사진의 치유적 역할을 확인하는 놀라운 순간들을 접하곤 한다. 특히 나는 대면이라는 행위를 주목한다. 사진은 마주함, 즉 무언가를 만나게 하는 매개체다. 하나의 존재가 또 다른 존재와 만날 때 구현될 수 있고 대부분 어느 하나만으로는 완성의 형질을 갖기 어렵다. 카메라를 든 이가 사람 또는 사물이나 풍경 등 실재하는 무언가를 대상으로 삼아 일체를 이루고, 셔터를 눌러 물성화된 결과물을 남기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대상으로 삼는 피사물은 어김없이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실존의 형태로 마주하게 되는데.. 더보기 이전 1 ··· 153 154 155 156 157 158 159 ··· 104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