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에 담긴 암울한 시대상 연필은 누구에게나 친숙한 필기도구이다. 돌잡이에 놓이는 것들 중 하나도 연필이니, 어쩌면 연필은 인간이 태어나면서부터 손에 쥐는 몇 안되는 사물이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물론 예술가들에게도 연필은 유용한 창작수단이자 소재이다. 그러다보니 연필을 이용해 독창적인 작품을 남긴 이들도 많다. 다수의 연필화를 후대에 물려준 박수근을 비롯해 이중섭, 천경자, 변시지 등의 작가들이 대표적이다. 이 가운데 이중섭이 그린 ‘소와 새와 게’ ‘세 사람’ 등의 작품은 연필로 그린 소품임에도 유화나 ‘은지화’ 못지않은 예술성을 지닌다. 연필화를 독자적인 경지로 끌어 올린 작가 중엔 원석연(1922~2003)도 있다. 흔히 ‘개미화가’로 불리는 그는 2003년 작고하기까지 80평생 연필화에만 집중했다. 출중한 묘사력을 충족시.. 더보기 이전 1 ··· 161 162 163 164 165 166 167 ··· 104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