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약한 지성의 보루, 노쇠한 비평가들 권력은 동종세력의 비호를 받으며 철저한 공생관계를 통해 끊임없이 생명력을 이어간다. 특히 정치권력은 세간의 시선이나 상식 따윈 아랑곳없이 인맥을 투하하고, 비호세력들은 ‘내 편’이라는 선 긋기를 통해 그릇된 절차상의 하자(瑕疵) 앞에서조차 입을 다문다. 세속의 관점에서 ‘내 편’은 타인에겐 한없이 가혹할지언정 ‘내 편’이기에 용서되는 아이러니한 개념이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부분은 ‘내 편’과 ‘네 편’을 구분하는 기준인데, 그건 바로 자기 이익과 맞닿는 득실의 무게이다. 공생의 가늠도 여기서 비롯된다. 예술계, 아니 미술계에도 ‘편(便)’은 존재한다. 미술 없는 미술협회나, 사상적 동지를 주춧돌로 문화권력이 되고픈 패거리들, 학연과 지연 등의 온갖 연을 바탕으로 한 무리 등이 그것이다. 이들 또한 공생.. 더보기 이전 1 ··· 244 245 246 247 248 249 250 ··· 104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