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움을 활용하는 법 서울 종로구 원서동의 공간사옥(현 아라리오 뮤지엄)은 한국 근현대 건축의 최고를 뽑을 때 늘 단골로 선정된다. 창덕궁 옆, 계동 현대 사옥에 바로 붙어 있는, 시간을 뛰어넘은 듯 아담하면서도 고색창연한 이 건축물은 고 김수근 선생(1931~1986)의 작품이다. 이 건물은 내외부가 단절 없이 흐르며 풍요로운 한국적인 건축미와 세련된 재료 활용으로 불후의 명작으로 꼽히지만 그것이 만들어진 과정은 그리 순탄하지 않았다. 1970년대 초반 사업 난조로 은행의 빚에 몰려 집과 땅이 여러 차례 경매에 부쳐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생은 그 땅에 지금의 공간사옥을 신축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선생의 말을 그대로 옮겨보자. “당시 나는 안간힘을 다해 지었지요. 주위에서는 나의 어리석음에 조소까지 보냈습니다. 은행에 넘.. 더보기 이전 1 ··· 255 256 257 258 259 260 261 ··· 104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