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아침 풍경 매일 아침 한 ‘아이’의 전화가 걸려온다. 햇수로 10년이 꽉 찬 오랜 일상이다. 내용은 거의 같다. “삼촌! 보고 싶어요. 우리 언제 만나요?”로 시작해 예외 없이 “꼭 다시 만나요”라는 인사로 마무리된다. 분주한 아침 시간인 탓에 차분하게 맞이하지 못하는 때도 있지만 전화가 없는 날은 허전할 정도로 익숙한 일과다. 아이의 이름은 ‘서희’. 서울 소재 한 대학교 평생교육원에서 사진치유 프로그램을 통해 2010년 봄 처음 만났다. 당시 갓 스무 살을 넘겼던 아이는 이제 서른 살 ‘어른’이 되어 있다. 서희는 선천성 발달장애를 가지고 있다. 몸은 이미 어른이 된 지 오래지만 세상에 대한 인지능력은 예닐곱 살 정도에 그대로 머물러 있다. 프로그램을 통해 사진놀이에 재미를 붙이게 된 후 서희는 카메라를 들고 .. 더보기 이전 1 ··· 253 254 255 256 257 258 259 ··· 104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