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력과 거짓의 기념비 아델 압데세메드가 홍콩 탕컨템포러리 아트 개인전에 펼쳐놓은 장면은 핏빛이다. 전시장 가운데 놓인 조각을 둘러싼 붉은 캔버스는 피를 연상시키고, 연쇄적으로 떠오르는 이미지들은 자극적이다. 아직 제대로 말라붙지 않은 붉은 덩어리가 끈끈하게 흘러내려 바닥까지 떨어진다. 알제리 출신인 아델 압데세메드는 내전으로 폭력이 확산되던 1994년 모국을 떠났다. 알제리 정부는 민간인을 상대로 잔혹한 행위를 서슴지 않았고, 다른 계산을 머리에 담고 전쟁에 가담한 외부자들로 인해 내전은 점점 ‘더러운 전쟁’이 되었다. 극단주의자들의 한계 없는 폭력과 공동체의 울타리 안으로 숨어든 인간의 야만성에 무방비 상태로 노출되었던 그는 매우 극단적인 방식으로 난폭한 이미지를 내세워, 폭력에 무감각해지고 있는 사람들을 긴장시키는 작가가.. 더보기 이전 1 ··· 252 253 254 255 256 257 258 ··· 104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