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치투줌 스크롤 스크롤, 클릭 클릭 그리고 핀치투줌(두 손가락으로 화면을 확대하는 것). 눈과 연동된 손가락은 스마트폰 위에서 분주하지만 유연하게 움직인다. 때로 손가락이 눈보다 더 빨리 반응하기도 한다. 그렇게 손가락으로 수많은 이미지들을 훑어보며, 어떤 사진에서 나도 모르게 두 손가락을 벌린다. 그리고 ‘아차!’ 아찔함을 느낀다. 벌어진 손가락 사이로 얼굴 같지 않은 얼굴, 몸뚱이 같지 않은 몸뚱이가 드러났다. 그건 사람이지만 사람이라고 할 수 없는 시커먼 형체처럼 보였다. 세월호 참사 희생자의 시신이었다. 그 사진은 세월호 청문회 때 참고인으로 출석한 희생자 정동수 학생의 아버지 정성욱씨가 공개한 아들의 마지막 모습이었다. 그 사진을 두 손가락으로 집요하게 헤집으며, 나는 과연 무엇을 확인하고 싶었던 걸까,.. 더보기 이전 1 ··· 499 500 501 502 503 504 505 ··· 104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