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준비 환자복을 입은 중년 여인의 몸 위에 사진들이 올려져 있다. 오른쪽 어깨 위의 사진에서 여인은 꽃무늬 원피스를 입고 손가락으로 V자를 그린다. 가슴 위의 사진에선 딸과 함께 장난을 치며 익살스러운 표정을 짓는다. 그러나 병상에 누워 산소 호스를 연결한 채 힘겹게 눈감은 여인의 얼굴에서 더 이상 사진 속의 눈웃음을 볼 수는 없다. 힘겨운 여인의 얼굴과 한때 즐거웠던 순간의 사진들 사이에 놓인 산소 호스는 가느다랗게 삶과 죽음의 간격을 잇는다. 사진가 양동민은 악성 뇌종양을 진단받은 엄마의 모든 순간을 기록하려고 했다. 마음의 준비를 하라는 의료진의 이야기를 들은 날에는 엄마의 몸에 사진을 올려놓고 편지를 읽었다고 한다. 병실에 종일 누워 있는 엄마가 행여 외로울까 봐 곁을 지키며 사진과 편지로 즐거운 추억을.. 더보기 이전 1 ··· 525 526 527 528 529 530 531 ··· 104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