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5번의 절망 한 명씩 호명하며, 각자의 얼굴을 더듬기 위해 눈에 힘준다. 하지만 아무 소용도 없다. 85명의 열사를 한 장에 합쳤다는 사진가의 속내가, 또 영정이 될 줄 몰랐을 사진의 운명이 얄궂다. 2011년 민주노총 지도위원 김진숙은 한진중공업의 영도조선소 85호 크레인에 올라가 고공농성을 벌였다. 그보다 8년 전 같은 크레인에 올랐던 김주익 노조위원장은 농성 129일째 되는 날, 스스로 목을 맸다. 같은 자리에서 두 사람의 죽음이 겹쳐질지 모른다는 절망이 김진숙과 연대하려는 ‘희망버스’의 연료가 되었다. 그를 응원하기 위해 숫자 ‘85’와 연관된 작품을 모으는 ‘85프로젝트’에서 사진가 홍진훤은 85명 열사의 영정으로 사진을 만들었다. 작가는 대학생 시절, 학회방에서 김주익의 추도사를 영상으로 보며 목 놓아 울.. 더보기 이전 1 ··· 530 531 532 533 534 535 536 ··· 104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