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화 장화 한 켤레. 아담한 크기에 영롱한 빛을 발산한다. 제각기 굵기가 다른 빛 알갱이들은 단순한 신발에 신비감마저 감돌게 한다. 이런 걸 어쩌면 사진의 눈속임이라고 해야 할지도 모른다. 사진은 사소한 것들도 비범하게 만드는 힘이 있다. 이런 시각 놀이에 길들여지다 보면, 점점 사진이 객관적 증거라고 생각하지 않게 된다. 그러나 장화 사진은 정반대로서의 눈속임이자 반전이다. 평범했을 이 장화는 이제는 예사롭지 않은 정보를 담고 있다. 후쿠시마 원자력 사고 지대에서 주워온 이 신발이 발산하는 빛의 정체는 모두 방사능이다. 방사능에 많이 노출될수록 빛은 훨씬 굵고 찬란하다. 사진가 마사미치 가가야는 2011년 후쿠시마 사고 이후 방사능 누출의 영향을 추적하는 도쿄대 생물학자 사토시 모리 교수팀에 합류해 사진 기.. 더보기 이전 1 ··· 579 580 581 582 583 584 585 ··· 104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