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델카의 집시 1968년 소련이 탱크를 몰고 체코의 수도 프라하로 진입했다. ‘인간의 얼굴을 한 사회주의’를 꿈꾸며 개혁을 펼치던 체코 지도자 둡체크의 노력이 허무하게 막을 내리는 순간이었다. 시민들은 자유를 지켜내기 위해 탱크에 맞서 싸웠지만, 그들 손에 들린 화염병과 돌멩이로는 역부족이었다. 당시의 절망적인 순간을 사진으로 담은 이는 요세프 쿠델카였다. 그 스스로가 ‘비극 속에서도 아름다움은 있다’라고 말했듯, 이제 갓 서른을 넘긴 젊은 사진가의 사진은 위태로운 상황을 몹시도 시적이면서도 강렬하게 담아내고 있었다. 가족을 향한 보복이 두려워 서방 세계에 그 사진들을 공개할 때, 체코 사진가라는 의미의 이니셜 CP를 써야 했을 만큼. 그해는 마침 그가 자신의 첫 대표작 ‘집시’를 전시로 선보이면서 본격적인 전업 작가.. 더보기 이전 1 ··· 609 610 611 612 613 614 615 ··· 104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