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여기에 여기 한 남자가 있다. 그는 지금 육체적으로 소멸해 가고 있다. 아무런 기력도 없이 그러나 또렷한 의식 속에서, 자신의 숨이 거두어질 그 순간을 기다릴 뿐이다. 그가 머무는 방 안으로는 여전히 햇살이 일렁이고 마당의 나무는 싱그러우며 거실 안으로는 간간이 벌들이 찾아들어온다. 그는 아마도 이 시들지 않는 자연들 품으로 곧 돌아갈 것이다. 그의 감긴 눈과 파인 주름, 성긴 머리칼은 지켜보기에 고통스럽지만 희미한 생명의 상징으로서 한없이 아름다워 보이기도 한다. 그가 느리게 내뱉는 숨은 예순에 얻은 딸과 스물네 살 연하의 아내에게 보내는 마지막 선물이기도 하다. 그는 가족들에게 시간과 자연의 엄숙함에 대해 온몸으로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 그의 딸, 리디아 골드블라트는 이 모든 것들을 그저 조용히 목격한다... 더보기 이전 1 ··· 843 844 845 846 847 848 849 ··· 104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