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가면에 아크릴(15×25㎝)
가면을 쓰면 왠지 용기가 생깁니다. 나를 아무도 알아보지 못한다면 남의 눈을 신경 쓰지 않고 내 마음대로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마음껏 욕도 하고, 옷도 내 마음대로 입고, 악플도 실컷 쓸 수 있습니다. 가면을 쓴 동안에는 나는 내가 아닌 존재가 된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그러나 가면 속의 나는 언제나 나일 뿐입니다. 계속 그렇게 가면을 쓴 채로, 내가 아닌 것처럼 행동하다 보면 어느새 그 가면이 나의 얼굴이 되어 있을 것입니다.
<김상민 기자 yellow@kyunghyang.com>